3일 현대엔지니어링과 증권업계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11월 중순에 상장예비심사를 마치고 곧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서 9월3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심사 과정이 일반적으로 2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중순에 상장계획을 승인받을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가치 할증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김창학 사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수주잔고의 가파른 성장, 우수한 재무구조, 신사업 투자 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3분기까지 10조146억 원의 신규수주를 올렸다. 이는 2020년 3분기보다 44.7% 늘어난 것으로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누적 수주금액인 13조6225억 원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주요 건설사들의 2021년 3분기까지 신규수주를 살펴보면 대우건설 7조6316억 원, GS건설 7조4280억 원, DL이앤씨 5조4879억 원, 삼성엔지니어링 4조3770억 원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GS건설 컨소시엄, 공사비 1조 원),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가스전 패키지2(13억 달러) 입찰 결과 등도 기다리고 있어 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수주의 비중이 높은 것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국내와 해외 비중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고 있는 흐름을 보이는데 이러한 점에서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과 다른 가치로 평가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대형건설사들의 목표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 1배 수준에 형성돼 있는 반면 국내 주택사업을 하지 않는 삼성엔지니어어링의 목표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 2.8배 수준을 보이고 있어 해외 부문이 높은 현대엔지니어링도 비슷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창학 사장이 다져온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건전성이 업계 최고수준이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요소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57.1%로 나타났다.
보통 기업들이 현금을 일정수준 이상 쌓아두면 자본능력 활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저평가 받는 사례가 나오기도 하지만 건설사는 다르다는 말도 나온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토지를 매입해 자체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도시정비수주를 할 때도 자금력을 활용해 조합들에게 유리한 사업조건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플랜트 수주 등 본업은 기본이고 증권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초소형원자로(MMR)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초소형원자로는 전기생산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없는 수소생산의 최적방안으로 꼽힌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로 13층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공법 주택을 수주했는데 앞으로 더 높은 층의 모듈러사업으로 확장·적용하고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적 상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조만간 증권신고서 제출한 뒤 본격적으로 투자홍보활동(IR)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수요예측, 청약 및 납입. 상장신청서 제출 등의 과정이 남게 되는데 수요예측의 결과가 공모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에 사고자하는 기관투자자가 많다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격이 결정돼 김 사장은 수요예측 과정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8월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10대1 액면분할에 관한 안건도 처리했고 사외이사 관련 상장기업 조건도 이미 충족해 놓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내·외이사를 새로 선임해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을 갖췄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회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하며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이어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21년 남은 기간 수주에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에 더해 수익성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