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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거점 글로벌로 넓히나, 경쟁사 공세에 필요성 커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1-10-21 14: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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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TSMC 등 시스템반도체기업에 이어 마이크론과 같은 메모리반도체기업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해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물량 대부분을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글로벌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본격적으로 생산거점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거점 글로벌로 넓히나, 경쟁사 공세에 필요성 커져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닛케이아시아는 21일 “마이크론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의 반도체산업 유치경쟁에 호응해 역대 최대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고 세계를 대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앞으로 10년 동안 메모리반도체에 1500억 달러(약 17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마이크론은 우선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미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새 반도체공장 건설 후보지를 정해놓고 논의를 진행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마이크론이 히로시마에 70억 달러를 투자해 D램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받아들여 시설투자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미국과 대만, 일본,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반도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거점을 세계 여러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생산거점을 세계 여러 지역에 분산하는 것은 마이크론뿐 아니라 인텔과 대만 TSMC 등 주요 시스템반도체기업도 최근 들어 힘주고 있다.

인텔은 미국 공장 증설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유럽에 최대 95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고 TSMC도 최근 미국과 일본에 잇따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과 메모리반도체에서, 인텔 및 TSMC와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각각 맞서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대규모 투자와 같은 사업전략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주요 반도체 경쟁사들의 생산거점 다변화 흐름에 삼성전자가 뒤처지고 있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사업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평택과 화성 등 국내 반도체공장에서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대부분을 생산한다.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시스템반도체를 일부 생산하는 정도다.

미국에 170억 달러를 들여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공장을 짓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투자 로드맵이 확정되지 않았고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은 현재 없다.

삼성전자가 주요 경쟁사의 발걸음에 맞춰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지역으로 반도체 생산거점을 적극 확대하고 미국에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지금과 같이 삼성전자가 한국 반도체공장에서 대부분의 고객사 물량을 생산해 공급하는 구조를 유지한다면 글로벌 고객사 확보나 생산시설 확대 속도에 약점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 당국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주요 반도체기업의 생산공장 건설을 유치하고자 노력하며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미국 상원의회는 반도체기업의 시설투자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중이고 일본정부도 TSMC와 마이크론 등 해외 반도체기업의 공장 투자비용 일부를 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런 국가들은 반도체 공급부족이 발생했을 때 반도체기업들이 생산한 물량을 현지기업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도록 해 경제적 타격을 막겠다는 목적으로 반도체공장 건설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 세계 반도체기업 생산기지가 대부분 몰려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입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결국 각국 정부의 반도체기업 시설투자 지원 노력은 당분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도 글로벌 D램과 낸드플래시 1위, 파운드리 2위 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충분히 세계 여러 국가에서 현지 반도체공장을 설립해달라는 러브콜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공장 건설에 여러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반도체 시설투자에 들이는 자금 부담이 경쟁사와 비교해 커지거나 투자 속도가 늦춰질 수 있어 중장기 경쟁력에 악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

반도체 생산거점이 한국에 집중되면 운송비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경쟁사들과 같이 세계 여러 지역에 반도체공장 건설 확대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반도체공장을 주로 한국에 건설하는 것은 내수경기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오히려 한국경제에 더 큰 악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최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을 잇따라 방문한 만큼 경영진과 유럽 반도체공장 투자 가능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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