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기게 됐다.
연내 상장하는 대어급 기업들의 대표주관사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의 주관실적을 쌓기 어려워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절치부심해 2022년 기업공개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과 비교해 기업공개 주관실적 순위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까지 누적 기업공개 주관실적은 1조7128억8100만 원으로 전체 주관순위 3위를 차지했다.
3분기 누적 주관순위 1위를 차지한 NH투자증권과 2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과는 주관실적이 1조 원 이상 차이난다.
2020년 NH투자증권을 제치고 기업공개시장 점유율 20.43%로 압도적 1위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체면을 구긴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현대중공업의 대표주관사로 기업공개를 진행했다. 하지만 4분기 기업공개시장에서 기대를 받고 있는 SM상선, 카카오페이, 넷마블네오 등 기업들의 상장주관사로 합류하지 못했다. 사실상 순위를 더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과 기업공개 시장에서 3강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KB증권이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약진을 보이고 있어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 빅3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상 최대 공모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를 맡은 KB증권은 2022년 주관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기업공개 대어로 여겨지는 현대엔지니어링도 내년 초 상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두 기업의 주관사단으로 합류하지 못해 다소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기업공개 순위 경쟁에서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뒀다. GS건설의 자회사인 GS이니마, 신선식품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인 오아시스마켓 뿐만 아니라 올리브헬스케어, 아이도트, 팜캐드 등의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이 밖에 카카오모빌리티, 현대삼호중공업 등도 2022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주요 기업의 기업공개 주관사를 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8월23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외 주요 증권사 10여 곳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대표주관사로 기업공개를 주관하면서 큰 흥행을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관실적과 상관없이 인수단으로도 활발히 참여해 수수료수익을 올릴 기회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9월까지 공모주 청약수수료로 218억8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공모주 청약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