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훈 이랜드리테일 각자대표이사가 이랜드리테일의 아동복 브랜드 및 유통사업을 맡아 온라인 중심의 판매 확대정책을 펴고 있다.
안 대표는 온라인몰 '키디키디'로 아동복 플랫폼 경쟁에서 이겨 연매출 1조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13일 이랜드리테일 안팎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아동복사업 확대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사업 침체를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의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전담하는 회사다. 2020년 계열사의 아동복사업을 모두 넘겨받았고 아동복 플랫폼 키디키디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안 대표는 키디키디와 10여 개 아동복 브랜드를 합친 아동복사업을 1조 원대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키디키디의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아동복업계의 무신사로 만들겠다“며 "4천억 원 수준인 아동복 브랜드 및 유통 매출을 중장기적으로 1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키디키디가 아동복 플랫폼 후발주자인 만큼 우선 회원 수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월 이랜드리테일은 겨울시즌 프로모션기간 키디키디에 30여 개 외부 아동복 브랜드를 초청했다.
11월까지 3천여 가지 겨울상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으며 프로모션을 통해 키디키디 회원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는 키디키디에서 판매할 온라인 전용 아동복 브랜드도 계속 추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20여 개의 아동복 브랜드를 12개까지 줄였는데 올해 들어 온라인 전용 브랜드 ‘보보트리’를 출시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
또 기존 아동복 브랜드의 상품군을 의류에서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해 장기적으로는 키디키디를 육아용품과 인테리어를 아우르는 육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만들려고 한다.
안 대표의 계획은 최근 아동복 브랜드시장의 성장과 함께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상반기 국내 백화점3사의 아동복 매출은 2020년 상반기보다 롯데백화점은 30.5%, 신세계백화점은 26.3%, 현대백화점은 34.9% 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복시장의 성장은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로 불리는 부모들이 이끌고 있다. 개성을 표현하는 데 돈을 아까지 않는 MZ세대가 부모가 되자 자녀를 위해서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MZ세대 부모 특성상 온라인에서 아동복을 구매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어 온라인 플랫폼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동복업계에 따르면 전체 아동복시장은 5조 원대에서 정체돼 있으나 온라인 아동복시장만 놓고 봤을 때는 해마다 10%씩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동복 유통시장을 노린 플랫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이랜드리테일의 키디키디와 LF의 보리보리, 아이앤나의 아이보리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역시 아동복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리테일의 아동복사업 규모가 커지면 오프라인 유통사업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이겨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외부활동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 50여 곳에 이르렀던 오프라인 매장 수는 44곳으로 줄어들었다.
이랜드리테일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652억 원, 영업이익 16억 원을 거둬 2019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99% 줄었다.
안 대표는 1981년 출생으로 이랜드그룹이 올해 30~40대 경영인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MZ세대 고객을 공략하려면 의사결정도 MZ세대에게 맡겨야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그룹계열사 대표들을 30~40대 경영인으로 채워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7월 안영훈 이랜드그룹 최고인사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안 대표는 이랜드차이나에서 아동복 브랜드인 포인츠와 이키즈를 육성한 경험을 쌓아 온라인몰 키디키디와 10여 개 아동복 브랜드를 책임질 적임자로 꼽혔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안 대표는 아동복뿐만 아니라 여성복, 해외사업에서도 두루 경험을 쌓았다"며 "이랜드리테일의 조직문화 개선과 그룹 신유통전략을 안착하는 과제를 잘 풀어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