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킴스클럽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결정했다.
이랜드그룹은 매각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가 낮다고 판단할 경우 계열사 상장 등의 차선책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KKR은 블랙스톤·칼라일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이자 기업인수합병(M&A) 전문기업으로 국내에서는 2007년 만도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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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KKR은 2009년에 어피니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비맥주를 인수한 뒤 5년 만에 되팔아 4조 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 티켓몬스터의 창업자 신현성 대표와 함께 티켓몬스터 지분 59%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KKR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기존 투자업체들과 시너지 차원에서 킴스클럽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킴스클럽은 이랜드의 유통회사 안에 입점한 형태라 두 회사가 계속 파트너십을을 구축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직원들의 고용승계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랜드그룹과 KKR은 앞으로 한달 동안 최종실사를 거치고 매각가를 확정해 5월 초에는 본계약을 맺고 상반기 안에 킴스클럽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매각대상은 킴스클럽 사업권이다. 뉴코아 강남점은 킴스클럽 사업권과 별도로 KKR과 매각논의를 진행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KKR은 킴스클럽 사업권만 보고 입찰에 뛰어들었다”며 “하지만 뉴코아 강남점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별도로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각가격이다.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사모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매각가격이 이랜드 그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본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해당 사업을 할 목적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자와 달리 사모펀드는 가능한 이른 시간 안에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크게 베팅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사업권과 뉴코아 강남점을 묶어 매각하기로 하면서 매각가격을 최대 2조 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 뉴코아 강남점 매각이 함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각가격이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업 신용평가업체인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킴스클럽 매출은 2013년 6768억 원, 2014년 6764억 원, 2015년 6627억 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기업평가는 뉴코아 강남점까지 매각한다고 해도 매각 가격이 1조~1조5천억 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킴스클럽 매각 대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연결기준의 차입금이 4조3486억 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이 371.7%나 된다.
박 회장은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을 올해 250%, 2017년 20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잡아놓고 있다.
혹시라도 매각이 무산될 경우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꺼내 들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앞당기는 것이다.
이랜드그룹은 현대증권을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주관사를 확정하고 올해 예비 상장심사를 청구해 2017년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킴스클럽이 매각이 무산되면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할 수 있기 때문에 상장을 앞당겨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이 진행 중인 만큼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을 앞당기는 등의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KKR과 가격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킴스클럽이 매각이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이 200% 중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앞당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