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둔 취약업종 대기업들이 지난해 대거 부실화되면서 산업은행의 재무구조도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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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고정이하여신(NPL) 7조3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4조2천억 원이나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상환받기 힘든 대출을 말한다.
금감원은 3월 초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를 5조9천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최근 현대상선에 빌려준 대출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하면서 부실채권도 1조4천억 원만큼 증가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거둔 전체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의 비율도 5.68%로 올랐는데 이는 2014년보다 3.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역대 최고치다.
조선과 해운 등 취약업종 대기업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덩달아 부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취약업종 대기업에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빌려준 시중은행들은 지난해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을 2014년보다 평균 0.26%포인트 줄였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 순손실 1조9천억 원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5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 산업은행에 큰 부담을 안겼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도 경영환경 악화로 제때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산업은행이 올해도 대기업 구조조정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