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현대상선은 7대1 비율의 주식병합을 통해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현대상선은 18일 서울 현대그룹 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과 주식병합 등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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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 회장은 2004년 현대상선 등기이사에 오른 뒤 1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대상선은 현 회장의 사임이 이사회의 중립성을 확보해 현대상선이 자구안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회장과 함께 김명철 상무도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대신 김정범 전무와 김충현 상무가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백훈 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주총에서 주식을 7대1 비율로 병합하는 안건도 88% 찬성률로 승인됐다.
이백훈 사장은 “지난해 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하지 못해 이대로라면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주들에게 죄송하지만 이 점을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식병합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대상선은 주식수가 1/7로 줄어들면서 자본금이 1조2124억 원에서 1732억 원으로 줄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78.9%였던 자본잠식률이 50% 미만으로 내려가 상장폐지 요건에서 벗어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주주들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식병합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줬다”며 “주식병합 안건이 통과되면서 현대상선이 자구안을 추진하는 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산매각과 용선료 협상 등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다. 최근 현대상선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