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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세로 만들까, 노태문 풀어야 할 숙제 아직 많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9-09 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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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볼륨 모델(물량에 중점을 두는 제품)’로 키워낼 수 있을까?

노 사장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의 인기를 장기적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가기 위해 제품 편의성을 놓고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세로 만들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58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노태문</a> 풀어야 할 숙제 아직 많다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출시 초반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을 합쳐 92만 대에 이르는 사전예약을 받았다. 시장 예상치인 80만 대까지 넘어섰다.

인도에서는 10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예약 첫날인 8월24일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노트20보다 2.7배 많은 예약 신청이 접수됐다. 미국에서는 갤럭시Z폴드3의 인기 색상인 팬텀 실버 제품이 일시적으로 품절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던 중국에서도 폴드3과 플립3을 합쳐 100만 대가 넘는 예약이 들어오는 등 반응이 뜨겁다. 앞서 2일 중국 전자상거래플랫폼 타오바오가 진행한 갤럭시Z플립3 라이브 판매방송에서는 생방송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준비 물량 3천 대가 완판되기도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초반 인기에 제품 생산량을 확대하는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생산설비와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공장에서 증설이 추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의 대세화’를 내걸고 신제품을 내놨는데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면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패러다임이 바(Bar, 막대기) 형태에서 폴더블로 전환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노태문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편의성을 더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삼성전자가 폴더블의 대세화를 내세우는 이상 스마트폰을 접었다 펼 수 있다는 형태의 신기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펼쳤을 때 큰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의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는 리뷰어(제품 사용 후기를 소개하는 사람)들의 후기들을 종합해 보면 S펜 활용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많다.

S펜은 삼성전자 모바일기기 전용 스타일러스펜이다. 갤럭시Z폴드3은 S펜의 활용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내장은 불가능하고 별도의 케이스 등을 통해 S펜을 따로 지참해야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아온 이유 가운데 하나로 S펜을 내장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큰 화면과 S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S펜을 따로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갤럭시Z폴드 시리즈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보다도 화면이 큰 만큼 S펜의 활용도도 높다. 이를 고려하면 노 사장은 갤럭시Z폴드 시리즈의 차기작에서 S펜의 내장 등 S펜을 더욱 편리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스마트폰 경량화도 노 사장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은 무게가 169g,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최신작인 갤럭시노트20은 192g이다.

그런데 갤럭시Z폴드3은 271g이나 된다. 갤럭시S21보다도 삼성전자의 보급형 태블릿인 갤럭시탭A라이트(366g)에 더 가깝다.

한 모바일기기 전문 평가자는 “갤럭시Z폴드3은 주머니에 넣었을 때 축 처지는 등 상당히 불편하다”며 “오랜 시간 들고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펼쳤을 때는 태블릿처럼 내려놓고 써야 손목에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펼쳤을 때 화면이 큰 만큼 무게가 다소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접어서 작게 휴대할 수 있는 것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대 강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Z폴드 시리즈의 차기작을 더 가볍게 만드는 것은 노 사장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일 수도 있다.

노 사장도 이런 대목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폴드3은 전작인 갤럭시Z폴드2와 비교해 접히는 부분의 정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힌지(접는 부분)에 더 많은 부품이 쓰였고 S펜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인식용 패널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무게는 11g 가벼워졌다.

비록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노 사장으로서는 아직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이 900만 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에만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740만대로 집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직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세로 만들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58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노태문</a> 풀어야 할 숙제 아직 많다
▲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왼쪽)과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이 2023년에는 3천만 대 이상까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이 시장에서 지금처럼 강력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전자업계에서는 미국 애플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출시했던 2019년부터 꾸준히 폴더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출원해 온 만큼 출시가 조만간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

이에 앞서 3월 중국 샤오미가 첫 폴더블 스마트폰 미믹스폴드(Mi MiX Fold)를 내놓고 시장 참전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노 사장은 8월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을 공개한 갤럭시언팩행사에서 “갤럭시Z폴드3과 갤럭시Z플립3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제품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애플과 샤오미의 참전은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선도적 입지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샤오미가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 진입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노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편의성을 개선해 시장 지배력을 굳히는 ‘골든타임’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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