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따른 이익효과를 크게 봤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통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의 노력을 통해 이익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7월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손해율은 81.5%로 다시 80% 선을 넘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미만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으로 바라본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휴가철 자동차운행량 급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매년 7월과 8월은 휴가철 차량 운행량이 늘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시기다.
다만 코로나19로 과거보다 평균적으로 줄었던 자동차 운행량이 이제 다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위원은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재유행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산과 교통량은 부(마이너스)의 관계로 움직여왔으나 올해 들어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코로나19 확산에도 차량 교통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제4차 유행이 시작된 7월 교통량은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히려 3.2% 증가한 941만 대를 보였다.
다만 코로나19로 일각에서는 줄어들었던 차량 운행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해부터 계속 있어왔던 만큼 단순한 예상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사장은 올해 초부터 KB손해보험을 이끌면서 지난 3년 동안의 실적 감소세를 끝내고 이익 증가기조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큰 폭의 개선세를 보여왔는데 다시 악화 추세로 돌아선다면 이런 전략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5% 수준을 보였다. 2020년 말 84.7%에서 대폭 개선된 수치다.
KB손해보험은 순이익 1429억 원을 냈다. 상반기 KB손해보험의 보험영업손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23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억 원가량 줄었다.
이에 힘입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31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일회성비용을 반영했음에도 2020년 상반기와 비슷한 이익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손해율 악화 등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인력 효율화에 나서며 체질 개선에 나서왔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하고 디지털건강관리분야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위해 법인이름을 확정하고 자회사 인력모집도 일찌감치 실시했다. KB헬스케어는 당초 8월 설립 예정이었지만 당초 계획보다는 지연되고 있다.
이에 더해 6월 말에는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101명의 퇴직자를 선정했다. 상반기 고비용부담을 모두 털어낸 만큼 몸이 가볍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손해율 관리뿐 아니라 자산운용, 비용절감 등 다방면에서 손익 개선의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