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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 고비 해외사업 실사, 정창선 돌다리도 두드려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1-08-30 13: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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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해외사업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부실로 한 차례 매각 실패를 겪었던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사업은 돌반변수가 많은 만큼 언제든지 큰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돌다리도 두드리는 자세로 철저히 점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 고비 해외사업 실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0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창선</a> 돌다리도 두드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

30일 건설업계 안팎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법무법인 광장과 삼일회계법인을 대리인으로 세워 대우건설 상세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토목과 플랜트사업 일정이 예정보다 많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목과 플랜트는 해외비중이 높다. 특히 플랜트는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코로나19에 따라 완공일정이 뒤로 밀리는 현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도 비하르 뉴 강가 브릿지 프로젝트(2565억 원)은 올해 완공 예정이었으나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으로 발주처와 협의를 거쳐 2023년 6월까지 일정이 변경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싱가포르 우즈랜드 지역 병원 프로젝트(3390억 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6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10월로 밀렸다. 이라크 컨테이너터미널 침매제작장 프로젝트(980억 원)도 발주처와 공기 연장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사업(2조8025억 원)은 블록 한 곳에서 토지세 관련 허가가 이뤄지지 않아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에 착공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원가율 산정을 보수적으로 하지만 예상보다도 일정이 밀리면 추가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흥그룹은 본입찰 과정에서 상세실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에 관한 정보 노출을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2월 호반건설이 계약을 취소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확실한 인수 의향을 지닌 인수자에게만 실사의 기회를 주고자 했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호반선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사업 관련 부실을 발견했다. 잠재손실이 3천억 원에 이른다고 판단한 뒤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다만 정 회장이 이미 이행보증금 500억 원을 낸 점을 고려하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해 중도에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행보증금은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돌려받을 수 없다.

중흥그룹은 예상하지 못한 부실이 발견되면 KDB인베스트먼트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앞서 7월30일 중흥 컨소시엄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부실이 발견되면 입찰 가격 2조1천억 원에서 추가할인 3%를 받는 권한을 확보했다.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630억 원의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매수자 실사는 10월경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절차가 마무리된 뒤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우건설의 매각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정 회장으로서는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살펴봐 달라며 24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도 청구했다. 이 시민단체들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대금을 2천억 원 낮춘 것은 국고 손실이 예상되는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26일 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에서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KDB산업은행 및 KDB엔베스트먼트를 조사해야 한다고 집행부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을 통해 “KDB인베스트먼트는 관계 법규를 준수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대우건설 매각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KDB인베스트먼트에 관한 관리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에서 관련 사항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나온 지적사항들을 점검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우선 코로나19 등에 따라 여건이 쉽지 않은 관계로 회계자료 등을 받아 다각도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점검하고 있다”며 “아직 실사 초기인 만큼 정해진 것은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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