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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청와대 참모 개편 먼저 꺼내든 까닭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6-12 15: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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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가 청와대 참모 개편 먼저 꺼내든 까닭  
▲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좌)와 송광용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내정자(우)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보다 청와대 참모 개편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다. 국민정서에 배치되는 문창극 총리후보의 발언에 대한 여론의 동향이 심상치 않자 우선 청와대 개편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4명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무수석, 경제수석, 민정수석, 교육문화수석 등 4명이 바뀌었다. 이에 앞서 교체된 홍보수석을 포함하면 수석비서관 9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한 중폭개편이다.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국가개조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중요한 국정과제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 참모진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정무수석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내정돼 사상 첫 여성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탄생하게 됐다. 그 외에 경제수석에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됐고, 민정수석에 김영한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교육문화수석에 송광용 전 서울교육대학교 총장이 각각 내정됐다.

조 장관이나 안 의원은 박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통해 대선캠프 출신들을 정부와 당으로부터 불러들여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무수석과 경제수석에 정치인 출신을 앉혀 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의 소통을 확대하려는 뜻을 내비쳤다. 국가개조나 경제계획을 추진하는 데 강력한 추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정책을 놓고 당과 정부가 엇박자를 내고 청와대가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특히 정무수석에 정치인 출신을 앉혀 정무적 기능을 부활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애초 문 총리 후보자 지명 이후 내각개편이 청와대 참모 개편보다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문 후보자의 잇단 비상식적 발언이 드러나고 여론이 좋지 않으면서 청와대 참모 개편을 먼저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안대희 전 총리 후보 낙마 이후 여론의 동향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민정수석에 내정된 김영한 전 대검 강력부장은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다. 김 내정자는 서울지검 공안1부장인 2003년에 노무현 후보에 대한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수원지검장인 2010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내정자는 현재는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다. 민 대변인은 김 내정자에 대해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민 여론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문화수석으로 발탁된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은 초중등교육부터 대학교육까지 두루 경험한 교육전문가다. 한국교육행정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정책과 행정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정수장학회 이사를 맡아 정수장학회 이사장인 박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민 대변인은 “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막중한 상황에서 인성교육과 창의 인재 양성에 힘써온 분”이라며 “교육 개혁과 문화융성 정책을 적극 뒷받침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교체되는 청와대 현직 수석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정무수석인 박준우 수석은 국가정보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병기 주일대사의 후임으로 물망에 올라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산자부 혹은 국토부 장관으로 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모철민 교육문화수석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입각이 예상된다.

  박근혜가 청와대 참모 개편 먼저 꺼내든 까닭  
▲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하지만 교체 대상자들이 이렇게 인사 이동을 할 경우 박 대통령은 ‘회전문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문책은커녕 면피를 위한 눈가리고 아웅식의 인사라는 지적도 나올 게 뻔하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빠지면서 유임이 유력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 총리후보 낙마로 김 비서실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비서실장 인사는 하지 않으면서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김 비서실장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 함께 몸담았던 적이 있어 이번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도 김 비서실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김 비서실장은 국정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병기 주일대사를 2002년 이회창 후보 대선캠프 특보단장을 맡았을 때 정치특보로 발탁한 적도 있다.

이런 점들은 김 비서실장의 영향력이 강력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김 비서실장을 버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박 대통령의 수첩이 곧 김 비서실장이란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에서 내각개편이 모두 완료된 후 김 비서실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김 비서실장의 거취는 개각은 물론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7·30지방선거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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