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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반상 오른쪽)이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패배했다. |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대결에서 이 9단이 졌다.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통념이 깨졌다.
구글은 인공지능사업에서 어느 업체보다도 한 발 앞서 있다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심는 데 성공했다.
이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벌어진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 제 1국에서 186수만에 돌을 던져 불계패했다.
이 9단이 패배하자 바둑계는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이 공인 9단 실력을 가진 프로 바둑기사와 공식 대결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알파고에 대해 “20수가 넘어가니 정말 사람처럼 둔다”며 알파고의 높은 실력에 감탄했다.
유창혁 9단 역시 “알파고가 정말 잘 둔다"며 "알파고는 단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9단의 패배로 인공지능이 바둑만큼은 인간 고수에게 절대 이길 수 없다는 통념도 깨졌다.
알파고가 90번째 수를 둘 때 실수를 했다는 점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 “알파고는 경우에 따라 사람처럼 직관적인 결정도 내릴 줄 안다”고 말한 것이 사실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대국을 관전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파고는 정확한 수 읽기와 함께 상대가 전투를 걸면 이에 맞서는 직관적 대응능력도 보여줬다”며 “알파고에 담긴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의 수준이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번 시합을 위해 약 13억 원을 투자했는데 알파고가 첫 대국부터 승리함에 따라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
글로벌 IT기업이 인공지능 사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은 알파고를 앞세워 인공지능 분야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했다.
이에 따라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인공지능 기반 사업이 앞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자율주행차인 ‘구글카’ 사업을 비롯해 얼굴인식 서비스와 모바일 개인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데 인공지능이 안보와 의료 등 다방면에서 적용이 가능해 앞으로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인재들이 구글에 모여드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딥마인드도 구글이 2014년에 4억 달러를 들여 사들인 회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