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실적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락앤락의 실적악화로 일부에서 김준일 회장의 경영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준일 회장은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등 생산비 절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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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일 락앤락 회장 |
락앤락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아산공장에서 플라스틱 사출물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고 11일 밝혔다. 앞으로 아산공장은 조립라인과 물류시설만 운영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락앤락은 생산원가 절감과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락앤락 관계자는 "생산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이며, 앞으로 국내 외주업체와 베트남, 중국의 생산 시설에서 생산을 계속해 실적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30세 이하의 젊은 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어 인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낮다. 또 세금 혜택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락앤락은 이미 베트남에 플라스틱 생산공장과 내열유리공장 등을 갖추고 있다.
락앤락이 비용절감에 나선 이유는 최근 락앤락의 실적하락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락앤락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9.76% 줄었다. 같은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09억 원, 67억 원으로 2.72%, 49.86% 감소했다.
특히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락앤락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52.3%에 이르러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락앤락은 국내 밀폐용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0년 2283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501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 중국시장 진출이 있었다.
락앤락은 중국에 진출할 때 유명 백화점 1층에 매장을 마련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폈다. 중국에 생산공장이 있었지만 중국 시장에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공급했다. 중국인들조차 중국 내 생산제품에 대한 불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락앤락은 나이키, 필립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유명 브랜드가 됐다. 락앤락은 2010년까지 중국에서 매년 150%를 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중국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중국정부가 부패척결에 나서면서 특판매출이 떨어졌고 중국의 내수시장이 침체되면서 대형 할인점에서 가격경쟁이 심화됐다.
락앤락은 중국에서 고급상품으로 통해 그동안 선물용 등 특판매출 비중이 높았다. 중국 전체 사업에서 특판매출이 차비하는 비중이 25% 가량인 만큼 특판매출 부진은 곧 전체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최근 중국정부가 뇌물 단속을 강화하며 대대적으로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자 락앤락은 중추절, 국경절 등 명절특수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
중국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할인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도 락앤락의 매출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중국에서 새롭게 출시한 영유아용품 브랜드 헬로베베가 생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도 락앤락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헬로베베는 출시 초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광고비가 크게 늘어났다.
김준일 회장은 최근 중국 내 영업조직을 재편하면서 변화한 중국 내 환경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 마진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할인점 영업을 축소한 대신 최근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 집중할 계획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김 회장이 불필요한 사업장 등을 정리하며 비효율 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수익성을 올리는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단기적 영업환경 개선은 어려우나 올 하반기 이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지난 3월 김준일, 윤조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2년 만에 김준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락앤락 측은 임기만료와 더불어 오너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