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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월22일 사비를 털어 설립한 장학재단 '우정교육문화재단'의 2016년 1학기 외국인유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부동산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석 달 새 전국에서 사들인 부동산만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부동산 자산을 확보해 호텔과 레저, 리조트 사업으로 부영그룹을 탈바꿈시키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강원 태백지역 사회단체장들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오투리조트 인수에 대한 지역민들의 환영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 편지에서 “지역과 상생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수하게 된 오투리조트의 새로운 출발에 김연식 태백시장을 비롯한 각종 직능단체, 시민들이 힘을 모아 축하해 주시고 환영해 주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부영그룹은 2월25일 법원으로부터 오투리조트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고 경매 응찰액 782억 원을 납부한 데 이어 8일 리조트 내 국유림 매입비 160억 원, 변상금 70억 원 등 모두 230억 원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완납했다.
부영그룹은 오투리조트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면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오투리조트는 골프장과 콘도, 스키장 등으로 구성된 종합리조트 시설이다. 부영그룹은 경영난을 겪던 오투리조트를 인수해 국내 최고 수준의 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중근 회장은 오투리조트뿐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에 1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3150억 원),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782억 원),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CC(약 900억 원) 등 3건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또 삼성그룹의 상징적 건물이었던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도 약 5800억 원에 손에 넣었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4월 기준 총자산 약 16조 원으로 재계서열도 민간기업 기준으로 19위를 차지했다. 2004년 36위에 머물렀으나 10년 새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계열사 부영주택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건설사업이나 하는 기업으로 얕잡아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중근 회장의 개인자산 규모도 2조100억 원으로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한국 억만장자 순위 13위에 올랐다.
재계에서 이 회장의 행보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부영그룹 15개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가 단 한곳도 없다는 점 때문이다. 비상장사는 공시의무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이 회장이 부동산 매입을 통해 사업영토를 호텔이나 리조트사업 등으로 공격적으로 넓힐 수 있는 것도 풍부한 현금 동원능력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재계는 파악한다.
이 회장은 매입한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부영그룹을 종합 레저리조트그룹으로 탈바꿈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부영그룹은 이미 무주 덕유산 리조트와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 무주 덕유산CC 등 국내외 4곳에서 골프장도 운영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서울 성수동 뚝섬 일대와 중구 소공동 용지에도 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5조 원이 넘는 사업비가 드는 경남 진해 글로벌테마파크 개발 제안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삼성생명 본관 빌딩의 경우는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30년 넘게 부영그룹의 사세를 키워온 임대주택사업이 건설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회장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