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방산기업인 두산DST의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인수를 결정한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과 두산DST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방산기업 인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점은 부담이다.
|
|
|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한화테크윈, LIG그룹, IBK투자증권 사모펀드(PE) 등이 참여한 두산DST 인수전에서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DST는 두산그룹의 방위산업 전문계열사로 장갑차와 유도무기 등을 생산한다. 2014년 기준으로 매출 6156억 원, 영업이익 226억 원을 냈다. 두산그룹 자회사인 DIP홀딩스가 지분 51%, IMMPE와 미래에셋PE 등 재무적투자자(FI)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월 말 두산DST 인수적격 예비후보자(숏리스트)에 들어갔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다른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됐다. MBK파트너스가 두산DST의 매각가격을 높이는 ‘페이스메이커’로 참여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MBK파트너스는 최근 두산그룹에서 개최한 두산DST 인수희망자 프레젠테이션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두산DST의 경영권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MBK파트너스가 2008년 두산테크팩을 인수하는 등 두산그룹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두산DST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두산DST의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6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각전영업이익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의 영업이익을 뜻한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알리는 지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두산DST를 30밀리미터 차륜형 대공포의 개발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두산DST는 향후 5년 동안 전체 1조 원 규모의 현금 창출능력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자회사 디엠티홀딩스를 통해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과 두산DST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작기계산업은 주조와 단조로 만든 부품을 가공하는 기계를 생산하는 업종으로 방위사업과 연계될 수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과 두산DST가 옛 대우종합기계에서 분사된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연관성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방위산업회사를 관할하는 방위사업청은 MBK파트너스에서 두산DST를 인수해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투자차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방위산업회사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MBK파트너스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의 주요 출자자가 캐나다 국민연금펀드와 싱가포르의 국영투자회사 테마섹 등 해외투자자인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신현우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 대표도 9일 기자들에게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와 연관돼 두산DST를 인수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종 업계에서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