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4월2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 위치한 'H-PULSE'에서 열린 그룹 중장기 ESG경영 목표 선언식에 참석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
하나금융그룹이 중장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목표의 양대 축인 ESG금융과 탄소감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상당한 성과가 확인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를 이어간다면 공격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2030년 이전에 조기달성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2021년 상반기에만 2조 원이 넘는 ESG채권을 발행해 친환경투자와 사회문제 해결 등에 사용했다.
2019년 1월 하나은행이 6억 달러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 하나금융그룹이 발행한 ESG채권은 모두 3조5천억 원 규모다. 2019년과 2020년 7천억 원 수준이던 ESG채권 발행규모가 2021년 들어 급증했다.
이는 하나금융그룹이 2021년을 ESG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공격적 ESG경영을 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금융그룹은 4월 중장기 ESG경영 추진목표로 ‘2030&6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ESG금융을 60조 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ESG채권을 25조 원 발행하고 ESG여신 25조 원, ESG투자 10조 원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나금융그룹은 상반기에만 2조 원을 넘긴 현재 수준의 페이스를 이어가면 ESG채권 발행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동안 연 평균 2조5천억 원 수준의 ESG채권을 발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향후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 친환경 인프라구축, 취약계층·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적 금융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기에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ESG여신과 ESG투자 목표 역시 충분히 가시권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하나금융그룹은 2025년까지 한국판 뉴딜과 혁신금융에 8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ESG와 연계한 그린뉴딜분야 대출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0년 하나은행이 친환경모빌리티 등 환경(E) 분야에 8573억 원, 일자리창출 지원 등 사회(S) 분야에 1조1744억 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3조4166억 원의 ESG기업여신을 신규로 제공했다.
여기에 하나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의 서민금융상품으로 취급한 ESG개인여신 1조181억 원을 더하면 연간 ESG여신 실적은 4조4347억 원에 이른다.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연 평균 2조5천억 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2020년 ESG투자는 하나금융투자의 그린에너지 투자(1조2755억 원) 등 모두 1조3938억 원이었다. 마찬가지로 목표치인 연평균 1조 원을 상회한다.
하나금융그룹이 2020년 수준의 성과만 이어가도 2030년 이전에 ESG여신과 ESG투자 목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은 2030&60 외에도또다른 중장기 목표인 ‘제로&제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로&제로’는 2050년까지 모든 관계사 사업장에서 탄소배출을 제로(0)로 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석탄 프로젝트금융(PF) 잔액도 0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기준(CO2eq)으로 6만3946톤이었다. 신축건물에 지능형 에너지절감시스템(IBS)과 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적용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 운송수단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통해 목표인 6만7704톤보다 배출량을 더 줄였다.
하나금융그룹은 건물 신축 때 친환경인증 최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 1등급을 목표로 하고 영업점 개보수에도 친환경자재를 사용해 친환경건축을 확대한다.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고 냉난방·냉온수기 등을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는 등 환경투자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도 줄인다.
이를 통해 우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만5166톤으로 감축한 뒤 2050년 탄소중립를 달성하기까지 단계적으로 배출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나금융그룹의 석탄 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주선)잔액은 2020년 말 약정금액 기준으로 4488억 원으로 파악됐다. KB금융그룹 2조3천억 원, 신한금융그룹 2조1천억 원과 비교하면 많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20년 10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발표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12년 동안 재생에너지보다 석탄금융 지원이 많은 유일한 시중은행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이 재생에너지 비중은 늘리고 석탄금융 지원은 끊기로 해 이러한 반(反)환경적 포트폴리오가 차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3월 탈석탄금융 선언을 하고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규PF를 추가하지 않는 만큼 자연히 석탄 프로잭트 파이낸싱잔액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