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만 사장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개발 총괄 연구소장을 지낸 엔지니어로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2015년4월 현대차에 영입됐다.
그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의 시작을 알렸고 그 뒤 지금껏 6년 동안 현대차 고성능차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비어만 사장 영입 이후 2016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경기로 알려진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참가해 올해까지 6년 연속 완주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는 24시간 동안 가장 많은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이 우승하는 대회인데 가혹한 주행환경으로 출전차량의 완주율은 보통 60~70%대에 그친다.
고성능 브랜드 N 역시 현대차의 남양연구소와 독일 뉘르부르크링서킷의 앞글자를 따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어만 사장은 아반떼N을 통해 고성능 브랜드 N의 라인업을 어느 정도 완성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반떼N은 현대차가 i30N과 벨로스터N, 코나N에 이어 4번째로 선보이는 N 모델로 N 브랜드 첫 세단이기도 하다. i30N과 벨로스터N은 해치백, 코나N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다.
비어만 사장은 국내보다 고성능차시장이 일찌감치 성장한 유럽에서 먼저 N 공략을 시작하며 해치백을 초기 모델로 선택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만큼 라인업을 본격 확장한다고도 볼 수 있다.
비어만 사장이 N 모델 판매 확대를 이끄는 일은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동차 성능을 중시하는 마니아층은 대부분 매우 높은 브랜드 충성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 현대차 '아반떼N'.
N 모델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현대차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이어져 N 모델뿐 아니라 기본모델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아우디의 RS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도 대부분 고성능 브랜드를 운영하며 브랜드의 전체적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고성능차 개발 과정에서 확보된 기술은 향후 양산차에 적용돼 브랜드 전반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대차는 아반떼N 소개 영상에서 “N의 목표는 모터스포츠의 경험을 일반 양산차에 구현하는 데 있다”며 “N은 고성능과 실용성의 두 가지 측면에서 최적의 대안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아반떼N 월드 프리미엄 영상은 비어만 사장이 6월 독일 뉘르부르크링 테스트센터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N 모델 개발을 논의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고성능차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힘과 제동력, 코너링 등 자동차의 본질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는 기술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어만 사장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고성능차 경쟁력 입증에 성공한다면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역시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비어만 사장은 이날 영상에서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N 모델이 뉘르부르클링서킷을 달린다면 매우 많은 구간에서 내연기관차를 압도할 것이다”며 “만약 수소와 E-GMP 기술을 결합한다면 더욱 재미있는 N 모델이 나올 텐데 앞으로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