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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이면서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삼성물산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사업구조조정에 나서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특히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분할합병할 가능성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26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물산 순환출자지분 매입은 삼성물산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25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0.69%를 2천억 원에 사들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일부를 처분한 자금으로 삼성물산 지분을 늘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에 올랐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로 지위를 확인함과 동시에 오너로서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이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도 삼성물산 지분 1.05%를 3천억 원에 매입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14년 삼성생명 지분 2.5%를 매각해 5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번에 삼성물산 지분을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2년만에 삼성생명 지분을 삼성물산 지분으로 바꾼 셈이 됐다.
과거에도 삼성그룹 오너일가는 공익재단을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이 부회장 역시 삼성생명공익재단을 통해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외에 삼성문화재단과 삼성복지재단도 삼성물산 지분을 각각 0.60%, 0.04%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과 함께 삼성문화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확대한 만큼 앞으로 삼성물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용기 연구원은 “앞으로 삼성그룹의 산업 포트폴리오 재편과정 속에서 삼성물산은 그 성장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사업구조조정의 성과가 삼성물산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올해에도 삼성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러한 변화의 긍정적 효과가 삼성물산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분할합병을 전제로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시가총액 극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과제는 삼성전자 지배력 확대인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분할합병이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며 “분할합병 이전에 삼성물산 시가총액 극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클수록 분할합병 뒤 삼성물산에 대한 대주주 지분율 희석이 최소화한다”며 “시가총액 확대를 위해 주가상승을 촉진하거나 주식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 지분율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앞으로 삼성물산 주가상승 모멘텀이 약화할 때마다 추가 지분율 확대가 추진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이 부회장의 지분 취득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26일 전일보다 2.61% 오른 15만7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