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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했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SDS가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취득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지배력을 강화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삼성SDS를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와 합병하거나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투자부문의 분할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현금 마련의 재원으로만 활용하기에 아까운 카드"라며 "지배구조상 삼성SDS의 역할은 아직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를 삼성전자나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 2.05%를 매각해 3천억 원 정도의 현금을 마련하자 삼성SDS를 활용하는 카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돌았다.
이에 따라 삼성SDS 주가는 최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SDS 주가는 2월 들어서만 20%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여전히 삼성SDS 지분을 9%나 보유하고 있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삼성SDS를 활용할 가능성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은 17%가 넘는다.
김 연구원은 "오너 일가의 일부 지분매각이 발생했다고 해서 삼성SDS를 놓고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삼성SDS의 시가총액이 15조 원 대로 큰 데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도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삼성SDS를 삼성전자나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삼성SDS가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게 돼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된 뒤 사업부문에 합병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SDS가 삼성물산과 합병할 경우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최대 44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을 확대해 삼성물산 주가는 상승하겠지만 이것만으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을 늘리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불리기는 삼성전자를 분할한 뒤 투자부문과 삼성물산을 합병해 삼성그룹 지주사로 만드는 데도 필요하다. 삼성물산에 대한 시장반응이 긍정적이어야 이런 합병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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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잠실에 위치한 삼성SDS타워. |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투자부문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이 부회장에게 가장 효과적 지배구조 개편방법"이라며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 지주사체제 구축에 힘을 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가 무산된 뒤 삼성SDS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삼성물산의 주식을 취득하며 지분율을 확대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주가상승이 둔화할 때마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 확대가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삼성SDS와 삼성물산 혹은 삼성전자의 합병 가능성이 아직 유효하다고 바라봤다.
그는 "삼성물산의 상사 인력이 삼성SDS 사옥으로 이전하고 삼성SDS 연구인력이 삼성전자 R&D센터로 이동하는 등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본격적 지배구조 변화를 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정에서 삼성물산은 항상 성장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