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이 상장하면 기업가치를 얼마나 인정받을까?
SM상선은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준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최근 해운업황이 워낙 좋아 공모가 산정에서 덕을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해운업계와 투자은행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해운업종의 주가 상승에 따라 SM상선의 기업가치가 상장 때 3조 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떠오른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때 공모가는 동종업계 상장기업의 주가 등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HMM, 팬오션, 대한해운 등 주요 해운기업들은 최근 해상운임 상승에 힘입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SM상선과 3곳 기업은 특히 컨테이너선사업을 주력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는데 컨테이너선 운임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일 기준 8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3곳 기업의 주가 수익비율(PER)을 통해 SM상선의 기업가치를 단순 추정해보면 3조 원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주가 수익비율은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값으로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나눠 구하는데 6일 종가 기준으로 HMM과 팬오션, 대한해운의 주가 수익비율은 각각 44.69배, 34.85배, 49.58배에 이른다.
SM상선은 현재 발행주식 수가 6768만8440주, 2020년 말 순이익이 1075억 원으로 주당순이익을 구하면 1589원이 나온다.
여기에 주요 해운업종 가운데 가장 낮은 팬오션의 주가 수익비율 49.85배를 가정하면 SM상선의 기업가치는 3조7483억 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SM상선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5월에 노선 확장, 신조선 발주, 디지털 물류시스템 구축, ESG경영 강화 등이 담긴 새로운 성장전략을 내놓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영국 선주사인 보리에일리스 마리타임으로부터 4200TEU급 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은 올해 안에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이르면 7월 안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면분할은 이미 5월에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개 비상장사는 상장을 앞두고 마지막 작업으로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을 실시한다.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주식의 발행총수가 확 불어나는데 이러면 유통되는 주식 수는 늘지만 주식의 액면가는 줄어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