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물 위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박 사장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주민 갈등을 덜기 위해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사업을 빠르게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6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올해 착공을 목표로 충청남도 태안군에 위치한 이원호에 수상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원호는 태안군 원북면 방길리와 이원면 관리를 잇는 이원방조제가 2007년 만들어지면서 방조제 안쪽에 조성된 130만㎡의 담수호다.
서부발전은 71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45M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이원호에 설치한다.
서부발전은 이번 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진행하며 2022년 9월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완공되면 20년 동안 설비를 운영한다.
수상 태양광발전은 육상 태양광발전보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넓은 공간에 태양광모듈을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지나 옥상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면 산림과 지형을 훼손하거나 건축물의 안전이 위협받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태양광모듈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발전효율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는데 물 위에 태양광모듈을 설치하면 냉각효과로 육상에 발전시설을 설치할 때보다 발전효율을 10% 정도 높일 수 있다.
박 사장은 이러한 수상 태양광발전의 장점을 고려해 이원호뿐만 아니라 시화호에 102.5MW, 새만금에 73MW, 합천댐에 40MW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은 2021년 10월, 합천댐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은 2021년 12월, 시화호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은 2025년 초에 공사를 시작한다.
박 사장은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사업개발에 따른 이익을 지역과 함께 공유하는 주민참여형 사업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서부발전은 2017년 태안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원호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을 시작했지만 호수에 태양광모듈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사업이 한동안 보류됐다.
서부발전은 태양광모듈에 LED조명을 설치하고 호수 주변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2MW 규모의 발전설비에서 나오는 발전의 이익을 주민들을 위한 복지사업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수상 태양광발전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원면 16개 마을이 소속된 이원면지역발전협의회와 지난해 10월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새만금 수상태양광발전사업에서는 수익 일부를 농업생산 기반시설에 지원하는 농어촌 상생형 사업모델로 추진하고 있다.
앞서 박 사장은 4월 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사회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서부발전의 이름을 따 '서부형 상생모델'이라고 내놨다.
박 사장은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주민참여를 적극 유도해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적극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