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업계가 ‘가격파괴’와 ‘빠른배송’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치킨게임이 대형마트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 채널의 성장과 함께 소셜커머스업체들과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가격과 배송 경쟁력을 강화해 우위를 확보하려고 한다.
가격파괴와 배송경쟁은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에 오래 버티는 쪽이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대형마트, 가격과 배송 앞세워 소셜커머스와 승부
이마트는 기저귀에 이어 최저가 선언 두번째 상품으로 분유를 선정하고 23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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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수 이마트 대표. |
장영진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는 “유통 전채널 최저가 선언 첫 상품인 기저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두번째 상품을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상품 선정과 준비가 끝나는 데로 최대한 빨리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분유 역시 기저귀와 마찬가지로 ‘품절 제로 보상제’ 상품으로 지정해 소비자가 언제든지 업계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는 업종별 상품과 소비자를 분석해 유통 전채널을 망라하는 최저가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매주 해당 상품의 가격을 최저가로 조정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18일부터 소셜커머스 시장에 빼앗긴 수요를 되찾기 위해 분유 상시 최저가 판매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최저가 추가상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는 배송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이 당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으로 큰 호응을 얻으면서 대형마트도 배송시간 단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23일부터 두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김포센터‘를 본격 가동해 배송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나선다.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모두 5만 여개의 상품을 취급하며 하루에 최대 2만 건의 배송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46% 수준인 당일배송 비중이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도 15일부터 잠실·송파·청량리점에서 ‘스마트 스캔’ 서비스의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스마트 스캔’은 고객이 스마트폰을 들고 매장을 돌아 다니면서 가격표를 스캔해 롯데마트 앱에서 결제하면 2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롯데마트는 올해 10월까지 이 서비스를 전국 117개 모든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
◆ 오래 버티면 승리하는 게임
‘가격파괴’와 ‘빠른배송’ 경쟁은 기업에게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결국 누가 오래 버티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경쟁에는 물류센터나 배송인력 등 비용 크게 소요되고 가격경쟁도 납품업체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유통기업도 마진을 줄여야하는 부담이 있다”며 “결국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업체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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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 |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저가 상품을 늘리고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할인점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투자를 늘리고 할인으로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2017년까지 물류센터를 짓고 쿠팡맨을 채용하는 등 로켓배송 확대에 1조5천억 원을 투자한다.
김범석 대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도 초기에 적자를 내며 사업했지만 두 회사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결과적으로 초기적자는 투자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도 “사람들이 티몬이 불가피하게 적자를 내는 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며 “100조 원 규모를 내다보고 있는 온라인시장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