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하와이 노선에서 순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판매하면서도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22일 진에어에 따르면 진에어가 지난해 12월 첫 취항한 하와이 노선의 평균 탑승률이 8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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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 진에어 전무. |
진에어가 하와이 노선에 취항한 지 2달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350석 규모의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하와이에 취항했다. 하와이는 갈 때 7~8시간, 올 때 10~11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노선이다.
다른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180∼190여 석 규모의 항공기를 통해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만 취항하고 있다.
진에어가 하와이 노선의 평균 탑승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나라와 하와이를 오가는 직항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하와이안항공, 진에어, 델타항공 등 모두 5곳이다.
진에어는 이 가운데 가장 싼 가격으로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의 왕복 항공권은 최저 5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반면 진에어의 왕복 항공권은 4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하와이를 오가는 탑승객 가운데 젊은 신혼여행객이 많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항공권 가격을 아끼는 대신 숙박비 등 다른 비용을 더 쓰는 소비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진에어가 저비용항공사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비좁은 좌석과 불편한 서비스를 개선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진에어는 하와이를 오가는 항공기에 이코노미플러스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요금을 더 내면 일반석보다 앞뒤 간격이 넓은 이코노미플러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칫솔과 치약 등 기내 편의용품과 기내식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진에어는 안전문제에서도 다른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항공기와 조종사, 항공기 정비 등에서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는다.
취항 전 우려됐던 대한항공에 대한 수요 잠식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에어가 취항하면서 하와이를 오간 전체 여객 수는 크게 늘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1월 하와이를 오간 전체 여객 수는 5만9천여 명으로 지난해 1월의 4만6천여 명보다 28% 가까이 증가했다.
기존에 하와이 노선을 운항했던 다른 항공사의 여객 수와 탑승률에도 큰 변동이 없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하와이안항공의 탑승율은 80~90%를 유지했다.
진에어는 앞으로도 공격적 판촉 활동을 이어나간다. 진에어는 23일부터 진마켓 행사를 통해 하와이 항공권을 왕복 기준으로 40만4300원에 판매한다.
진에어가 장거리 노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장거리 노선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취항하고 있는 동남아 노선 등 중단거리 노선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진에어처럼 장거리 노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항공기나 서비스 등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