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이 2014년에 비해 반토막났다.
18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2015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개별기준)’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에 전체 순이익 3조5천억 원을 냈다. 2014년보다 순이익이 42.6%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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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에 전체 순이익 3조5천억 원을 내 2014년보다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뉴시스> |
은행들은 지난해에 저금리로 이자이익 감소에 시달렸다. 일부 은행들이 부실 대기업에 빌려준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점도 반영됐다.
시중은행은 지난해에 전체 순이익 3조7천억 원을 올려 2014년보다 순이익이 12.6% 감소했다.
특수은행은 지난해에 순손실 9천억 원을 내면서 2014년 순이익 1조1천억 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특수은행은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수협은행을 가리킨다.
특수은행들 가운데 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을 냈다. 이를 감안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난해에 전체 순손실 1조~2조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 포스코플랜텍, 동아원 등 부실기업의 주요 채권은행으로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며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등 조선업종에 관련된 대손충당금도 크게 늘면서 적자를 불러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은 지난해에 대손비용 11조7천억 원을 쌓았다. 2014년 9조2천억 원보다 2조5천억 원 늘어났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특수은행에서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지난해에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은 0.15%로 2014년보다 0.15%포인트 떨어졌다. 자기자본순이익률은 2.14%로 2014년보다 1.91%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자이익 33조5천억 원을 내 2014년보다 이자이익이 1조4천억 원 줄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과 대출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은행들은 지난해에 비이자이익 5조9천억 원을 올려 2014년보다 비이자이익이 2조4천억 원 증가했다.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대한주택보증공사의 주식을 매각해 얻은 이익이 반영됐다.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를 합친 금액은 22조5천억 원으로 2014년보다 1조5천억 원 증가했다. KB국민은행과 한국SC은행 등이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해 퇴직금 관련 비용이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