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우건설 인수전이 중흥건설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의 맞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노려볼 만한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25~30일 사이에 대우건설 매각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주관사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과 KDB산업은행 인수합병(M&A)실로 정했고 회계자문사로 EY한영을 지정해 본입찰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 인수전은 중흥건설그룹과 DS네트웍스의 맞대결로 진행될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 중국공정총공사(CSCE) 등도 대우건설 인수후보로 꼽혔지만 입찰 보증금을 내야 하는 본입찰을 앞두고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맞대결로 대우건설 인수전이 벌어진다면 승산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DS네트웍스는 국내 최대 시행사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인프라 투자회사 IPM 등과 손을 잡았지만 자금조달 능력에서 재계순위 47위 중흥건설그룹을 앞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중흥건설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계열사인 중흥토건(2조4천억 원)과 중흥건설(4600억 원) 등을 통해 유동성자산 4조9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DS네트웍스(2조 원)보다 유동성자산 규모가 2배 넘게 큰 것으로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의 예상 매각가 2조 원도 크게 웃돈다.
게다가 중흥건설그룹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건설 인수금융을 조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전에 나선다면 재무적투자자의 참여없이 중흥건설그룹 계열사만으로 입찰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같은 자금조달 능력에 자신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각에 따른 대우건설 직원들의 반발이나 이후 운영을 고려해도 중흥건설그룹은 DS네트웍스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DS네트웍스는 지난해 계열사로 건설사인 DS산업개발을 출범했지만 아직은 시공사업이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어 국내 최대 건설사 가운데 하나인 대우건설을 운영할 수 있을 지를 놓고 의구심을 지닌 시선이 대우건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S네트웍스는 해외사업 경험은 고사하고 지역업체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중견건설사인 중흥건설그룹이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탐탁하지 않게 보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인수전이 DS네트웍스와 중흥건설그룹의 맞대결로 진행된다면 규모가 더 크고 재무적투자자를 끼지 않아 구조조정 발생 가능성이 적은 중흥건설그룹 쪽이 낫다는 내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지녔다고 알려진 점도 인수전에서 우위에 서는 요인 될 수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21일 광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밝힌 순 없지만 인수할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며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는 대우건설 등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3년 만에 다시 추진하는 대우건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원매자의 인수의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 회장의 이런 발언은 인수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흥건설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중흥건설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본입찰이 진행돼야 인수전 참여 여부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