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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에 ‘이재용 체제’가 들어서면서 삼성그룹은 재계 판도를 뒤흔드는 빅딜의 중심지가 됐다.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정밀화학과 SDI케미칼 등 이미 처분한 사업만 수조 원 규모인데 여전히 삼성그룹이 보유한 사업의 매각 가능성은 끊이지 않고 흘러 나온다.
최근에는 업계 1위인 제일기획과 삼성물산 주택사업부 매각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을 전자와 금융 중심으로 재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인가?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제일기획의 해외매각을 추진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의 방향과 관련해 매각설이 나도는 계열사와 사업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제일기획은 “주요 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해외매각 추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에서 제일기획만 매각설에 휩싸인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의 매각설이 불거졌다.
삼성카드가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자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삼성생명에 넘겨 매각설을 진화했다. 하지만 삼성카드 매각설이 완전히 잠재워진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은 카드사업이 수수료 사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삼성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삼성카드의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말도 여전히 떠돌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백기사 역할을 한 KCC에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하고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물론 삼성물산과 KCC 양쪽은 모두 매각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이전부터 주택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이고 있어 주택사업부문 매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역시 매각설에서 자유롭지 않다. 두 회사는 2014년 합병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뒤 삼성그룹 차원의 사업구조조정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그룹 보안계열사인 에스원의 매각설도 심심찮게 나온다. 에스원은 보안업계 1위로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인 데다 삼성그룹이 최대주주도 아니다.
에스원 지분은 일본 세콤이 약 2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SDI 등을 통해 에스원 지분 21%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분가치는 약 75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9월 에스원이 보유하고 있는 시큐아이 지분 52.18%를 인수했는데 에스원 지분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삼성그룹을 재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 삼성전자(1.46%), 삼성SDI(2.83%), 삼성전기(2.20%)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주가는 오른 반면 매각설이 도는 비주력 계열사 주가는 줄줄이 내렸다.
제일기획이 무려 11.08%나 하락했고 삼성물산(1.68%), 에스원(3.15%) 등의 주가도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중공업(1.80%), 삼성엔지니어링(1.35%)도 나란히 주가가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