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전면부. <비즈니스포스트> |
'G80 전동화모델'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해외확장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을까?
현대차 제네시스가 세계에서 전기차시장 규모가 큰 중국과 유럽 진출을 앞두고 제네시스 세단의 대표모델인 G80 기반의 전기차를 내놓으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0일 현대차는 서울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먼저 ‘제네시스 리:크리에이트(RE:CREATE)’ 전시회를 열어 G80 전동화모델을 공개했다. 이 전시회는 12일부터 30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진행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뿐 아니라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작품들도 함께 전시하면서 제네시스 전기차 브랜드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G80 전동화모델의 첫 인상은 기존 G80에서 느껴졌던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G80의 파생모델로 기존 플랫폼에서 엔진룸 대신 전기모터를 단 방식으로 제작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기존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배터리가 바닥에 깔리면서 차체가 G80보다 약간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G80 전동화모델은 87.2kWh 규모의 배터리를 탑재해 현대차그룹이 올해 출시하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배터리 용량이 큰 모델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이 적용된 현대차 아이오닉5의 배터리는 모델별로 58kWh~72.6kWh이고 기아가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EV6도 58kWh~77.4kWh 규모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배터리 용량이 큰 만큼 G80 전동화모델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가 장착된 사륜구동(AWD) 형태로 제작됐다. 합산 최대출력은 272kW(약 364마력)로 G80의 2.5 가솔린 터보 사륜구동 모델(304마력)과 비교해 더 높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라디에이터 그릴. <비즈니스포스트> |
전기차인 만큼 라디에이터그릴은 막혀 있는데 라이데이터그릴 소재가 G80은 금속이었지만 전동화모델에선 플라스틱으로 돼 있었다. 소재 차이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다소 떨어져 보였다.
다만 라디에이터 그릴에 ‘E’표시가 돼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누르면 충전부가 나오는 디테일은 돋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현대차와 기아에서 전기차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는 충전부가 뒤쪽에 있다. 반면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모델의 충전부는 앞쪽에 있다. 제네시스는 고급 브랜드 답게 충전부 위치를 세심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또 전기차 전용 휠도 새로 디자인돼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화했다.
차량의 실내 인테리어는 G80 기존 모델과 비슷했는데 폐플라스틱을 재사용한 소재나 잡목 등을 재가공한 소재를 고급스럽게 사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차량 윗면에도 태양광으로 충전할 수 있는 '솔라루프'를 탑재해 하루 5.8시간을 기준으로 평균 0.73kWh 만큼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다.
유럽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성을 앞세운 모습으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 해외시장을 미국에서 중국과 유럽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중국과 유럽 진출 과정에서 첫 전기차가 G80 전동화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급스러움과 디테일, 브랜드 이미지 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였다.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차량 윗면의 솔라루프. <비즈니스포스트> |
앞서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겸 제네시스브랜드 사장은 5월4일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브랜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다”며 “제네시스만의 브랜드 정체성으로 완성한 럭셔리 자동차를 유럽에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유럽진출을 공식화 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4월 상하이모터쇼에 제네시스 브랜드로 참여해 G80 전동화모델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G80 전동화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유럽에 알리는 데 선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3종의 제네시스 전기차를 유럽에 투입해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하는 전략을 계획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E-GMP를 활용한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이 나오지 않은 만큼 G80 전동화모델이 유럽에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유럽에서 전기차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네시스가 빠르게 G80 전동화모델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것이 시장 안착에도 중요하다.
기존에 유럽에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BMW나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전기차에서는 초기 단계인 만큼 제네시스가 빠르게 전동화 브랜드로 인지도를 쌓는다면 충분히 유럽에서도 고급브랜드로 안착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2020년 유럽연합(EU)에서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2019년 3%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특히 유럽에서 인지도 확보는 중국시장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전세계 전기차의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데다 중국에서 이른바 ‘BBA(벤츠, BMW, 아우디)’로 묶이는 고급차 판매량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고급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중국에서도 함께 영향력을 키울 공산이 커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에서 벤츠와 BMW, 아우디는 2020년 4월 이후 매월 20%이상씩 판매가 증가해 중국 고급차시장을 이끌고 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80 전동화모델는 국내에서는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며 “해외출시와 관련해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후면.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