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가격 상승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완화적 금융여건 지속, 주택거래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의 가파른 증가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금대출 등 주택 관련된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역시 위험자산 투자수요에 맞춰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주택 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같이 힘을 얻으면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2018년 말 91.8%에서 2020년 말 103.8%까지 뛰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 국가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수준이고 2019년 이후 상승폭은 노르웨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주택 가격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가계소득 등 기초 구매력과 주택 가격 사이 괴리가 커져 대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런 금융불균형 상태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성장을 제약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불균형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동산 등 특정부문에 자금쏠림은 경기 변동성을 확대하고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현재 수준의 금융불균형 상태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된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대출규제 등으로 위험성이 낮아졌고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과 손실흡수 여력도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2%를 웃돈 뒤 하반기 2% 안팎을 오가며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가계 구매력이 축적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로 경제활동 제약이 완화되면 소비가 급증해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