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전 장관은 당시 현장점검을 통해 “코로나19로 수주 감소 지속, 선박 인도 지연 등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형조선사와 기자재업체의 경영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정상기업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선박용 액화천연가스 보냉재시장을 나눠 차지하고 있는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보냉재는 액화천연가스를 영하 163도 상태로 유지하는 단열재다. 액화천연가스를 운송하려면 영하 163도 이하로 냉각해 부피를 600 분의 1로 압축하고 전용 탱크에 담아야 한다.
동성화인텍은 1985년 실립돼 화약과 폭약 등 화공품 수입 알선 및 판매사업을 했다. 1990년 보냉재의 원재료인 폴리우레탄(PU)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박용 액화천연가스(LNG) 단열재시장에 진출하며 제조업체로 변신했다.
한국 조선소들이 2020년 10월까지 수주한 선박의 45%에 액화천연가스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액화천연가스 추진선 수주가 늘면서 동성화인텍의 주력사업인 액화천연가스 보냉재와 연료탱크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고효율 액화수소 저장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3건 이상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미국 선급 ABS로부터 선박용 수소연료(LH2) 탱크 설계에 관한 기본인증을 올해 2월26일 획득했다.
조선사는 새로 개발한 선박이 선급의 기본인증을 받아야 수주영업을 할 수 있다. 동성화인텍이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받은 인증은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액화수소 저장기술은 액화천연가스 저장기술과 비교해 난도가 더 높다. 천연가스는 영하 163도 이하에서 운송해야 하지만 액화 수소는 영하 253도까지 온도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성화인텍의 수주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 추진선시대가 도래하면서 수혜가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카본은 1984년 탄소섬유 및 합성수지 제조기업으로 설립됐다. 2002년 삼성중공업에 선박용 액화천연가스 보냉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고객사로 한국 조선3사뿐만 아니라 프랑스 알스톰(Alstom), 일본 미쯔비시, 미국 보잉 등 글로벌 기업들을 두고 있다.
세계 액화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며 선박 수요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노후화한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교체 수요도 더해져 한국카본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사업체질 개선을 위해 자동차, 항공기, 철도차량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탄소섬유와 유리섬유 등 복합소재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보냉재사업 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것이다.
2020년 9월 다원시스의 전동차인 'EMU-150'에 공조기용 경량소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현대차의 ‘쏘나타 N라인’에 외장재를 본격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또한 한화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150킬로와트(kW)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동력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카본은 올해 선박용 액화천연가스 보냉재 납품 예정물량이 2020년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주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다”며 “최근 현대차와 다원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협업 및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