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성화를 위해 은행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를 받아들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이고 주식이나 펀드, 파생상품 투자까지 가능한 통합계좌로 일명 ‘만능통장’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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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
황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이 컸지만 은행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며 “정부가 공을 들여 세제혜택을 주게 한 상품인 만큼 '국민 재산 늘리기' 차원에서 접근성 강화를 위해 은행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정해 일임 계약을 허용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은행에도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는 신탁형과 일임형이 있다. 신탁형은 가입자가 직접 계좌에 들어갈 상품을 지정해야 하고 일임형은 은행과 증권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을 고르고 상품간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기존에는 증권사만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판매할 수 있었다.
황 회장은 그동안 은행권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 허용 요구에 대해 반대했으나 이를 바꾸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에선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은 원칙적으로 안 될 뿐 아니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정하는 것도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런데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에 비대면(온라인) 일임계약 허용 등 몇 가지 추가 조치를 취해주는 것을 전제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 2분기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온라인 가입을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황 회장은 “앞으로 은행권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 논의는 이것으로 종결하고 다시 거론하지 않기로 금융위원장 및 은행협회장과 구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과 상황대처 능력이 뛰어난 증권회사가 은행보다 우위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며 “비대면 일임계약이 허용되면 증권업계의 판매망 열세가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모범규준도 만들었다. 앞으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취급하는 금융회사는 투자자의 유형을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개 이상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 2개 이상(초저위험은 1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비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