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조달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2021-2022절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구매를 위한 전자입찰 공고를 내 올해 독감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에 한해 독감백신 생산 중단결정을 내렸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국내 독감백신 매출 1위 기업인 GC녹십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C녹십자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물량공백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GC녹십자의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전남 화순 공장 가동률은 83% 수준인 만큼 독감백신 추가 생산여력은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독감백신 약 1100만 도즈를 생산해 매출 1500억 원가량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해에는 2천억 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는 GC녹십자가 40%, SK바이오사이언스가 3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할 수도 있다는 트윈데믹 우려 때문에 독감백신 접종률은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에도 트윈데믹이 발생한 가능성이 여전히 큰 만큼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독감백신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더라도 GC녹십자의 수익 확대에는 큰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서의 독감백신 공급단가가 시장가격(1만4천~1만5천 원)의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올해에는 백신 공급규모가 크게 줄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독감백신 1도즈랑 공급가격을 9654원으로 정했는데 지난해 백신 1도즈당 공급가격인 8790원보다 9.8% 높지만 여전히 시장가격에는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올해 독감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 조달계획에 중고생과 62~64세가 무료 접종대상에서 제외돼 입찰규모는 850만4020도즈에 그치며 총 사업금액도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821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지난해 독감백신 입찰규모는 1259만1190도즈였으며 사업금액은 1085억 원 수준이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무료접종대상에서 제외되면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고서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독감백신 접종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트윈데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GC녹십자는 유정란을 활용해 독감백신을 생산하는데 독감균주를 배양하는 계란 가격이 최근 상승하고 있는 것도 독감백신사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 영향으로 계란 공급이 줄어들면서 올해 4월과 5월 특란 10개 기준 계란 산지가격은 지난해 대비 각각 65.5%, 83.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유정란 생산법인인 인백팜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정란을 공급받고 있어 계란 가격 상승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