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폴리실리콘 업황 부진의 터널이 길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업계 선도기업들은 오히려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하위권 기업들은 감축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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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11일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당 12.93달러로 역대 최저수준인 12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08년 킬로그램당 400달러까지 올랐으나 지난달 12달러 대로 떨어졌다.
OCI의 폴리실리콘의 제조단가는 14~15달러 수준이다.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으로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 때문에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비중을 줄이고 태양광발전소 운영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희망퇴직을 받고 알짜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폴리실리콘은 여전히 OCI의 주력사업이다. 그만큼 OCI 실적은 폴리실리콘 사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 OCI는 폴리실리콘 등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문에서 매출의 62%를 올렸다. 카본케미컬 사업부문의 매출비중이 33%, 태양광 등 기타사업부문 매출비중이 5%에 그치는데 비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OCI가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을 절실하게 기다리는 이유다.
지난해 전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는 30만 톤, 공급은 35만 톤으로 공급과잉 양상을 나타냈다. 여기에 업계 1, 2위인 중국 GCL과 독일 바커가 신규설비 가동을 예고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올해 폴리실리콘 예상 공급규모는 40만 톤으로 예상 수요 36만~37만 톤을 웃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오래 가격하락 국면이 지속되면서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빠듯하게 수익성을 맞추고 있는 선두기업을 제외한 하위권 회사들이 공급량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일부 업체들의 가동률 감축으로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주요 제조사인 미국 REC실리콘은 8일 가동률이 50%에 그치고 있는 폴리실리콘 플랜트를 2월부터 6월까지 가동정지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플랜트의 생산능력은 1만6300톤으로 세계 생산능력의 약 5% 수준이다.
생산원가가 다소 높은 중견제조사들도 생산능력 축소에 나섰다. 일본 M.Setek은 세계 10위권 시장점유율에서 밀려나자 1만 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을 전면중단하고 설비자산을 상각처리했다. LG화학 역시 5천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신규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의 급격한 반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약 15% 오른 킬로그램당 1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