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권정혁 레진코믹스 최고기술책임자(CTO, 왼쪽)와 이성업 레진코믹스 이사. |
‘아이언맨’과 ‘헐크’.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마블코믹스의 유명 캐릭터다. 마블코믹스는 이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국내 유료웹툰 서비스기업 ‘레진코믹스’가 마블코믹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조만간 미국에 정식으로 진출해 현지 만화잡지 기업과 겨루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웹툰과 만화 등의 천국으로 불린다. 사업규모도 글로벌에서 가장 크다. 현지에서 인기를 얻는 작품은 영화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큰 수익을 회사에 안겨다 준다.
레진코믹스는 설립된지 이제 3년이 갓 지났다. 마블 등 글로벌 공룡과 경쟁할 수 있을까?
◆ 레진코믹스, 미국 진출
10일 업계에 따르면 레진코믹스가 올해부터 미국 진출을 본격화한다. 레진코믹스는 1월에 영어로 번역된 유료웹툰 14개를 선보인 데 이어 2월 안으로 미국에 지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레진코믹스는 2013년 설립됐다. 국내에서 비교적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일본에 진출했지만 미국 진출은 다소 빠르지 않느냐는 반응도 나온다.웹툰을 포함한 만화시장 규모 면에서 미국이 세계 최대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언맨’을 비롯해 ‘슈퍼맨’과 ‘배트맨’, ‘헐크’ 등 유명한 작품의 원조가 바로 미국 만화잡지다.
레진코믹스는 이런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찬 포부를 내세웠다. 세계 최대 만화잡지 기업으로 평가받는 미국 ‘마블코믹스’와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레진코믹스 공동창업자인 권정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이언맨’ ‘헐크’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된 마블코믹스처럼 레진코믹스도 웹툰을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해외에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
|
|
▲ 레진코믹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유료웹툰. |
◆ 레진코믹스의 미국진출에 대한 기대
만화와 영화, 소설 등 콘텐츠의 해외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의 번역이다. 작품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번역의 질이 떨어지면 해외 이용자에게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
레진코믹스도 번역에 가장 큰 공을 기울였다. 번역작업을 외부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초벌과 재번역, 최종번역 등을 모두 직접 챙겼다.
권 CTO가 “마지막 번역작업은 한국어를 아예 모르는 외국인에게 감수를 맡겼다”고 말할 정도다.
레진코믹스의 유료웹툰에 대한 해외 반응은 어떨까?
웹하드와 토렌토 공유서비스 등을 통해 레진코믹스 작품을 접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레진코믹스가 애초 ‘양질의 작품을 제값 내고 보는 웹툰’을 모토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제공하는 웹툰의 콘텐츠 질이 높다는 점이 해외에서 통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처음 진출하는 작품이 모두 국내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를 끈다. 레진코믹스가 설립 초기부터 유료화를 지향했기 때문에 역량있는 국내 작가를 많이 끌어들인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 등 공룡 만화기업이 버티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되지만 레진코믹스가 한국 웹툰의 맛을 현지에 펼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툰을 즐겨보는 팬이라면 레진코믹스 작품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웹툰의 성공조건이 회사의 인지도나 규모보다 웹툰 자체의 작품성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작품의 수준만 높다면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 레진코믹스, 유료웹툰 가능성을 열어
레진코믹스는 유명 블로거인 한희성 대표와 권정혁 CTO가 합심해 2013년 세워진 웹툰전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당시 무료로 제공되는 질 낮은 작품보다 유료로 서비스되는 양질의 작품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고 사업초기부터 유료화를 내세웠는데 그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
|
|
▲ 레진코믹스가 만화의 본류인 미국에 진출해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 등 현지기업과 경쟁을 예고했다. |
레진코믹스는 설립 1년6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레진코믹스를 통해 작품을 공급하는 작가는 390여 명에 이른다. 작품 수는 약 1740편이다.
레진코믹스가 더 성장하려면 해외에서 성공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료웹툰의 편견을 깬 것은 큰 성과지만 국내시장의 규모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경쟁도 부담스럽다. 웹툰시장이 커지면서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사업 투자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진코믹스 작품이 미국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경우 2차 저작권 사업진출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블코믹스 작품이 매년 신작 영화로 출시돼 흥행에 성공하는 등 만화를 원작으로 삼는 미디어 사업이 미국에서 이른바 ‘대세’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코믹스의 영웅 캐릭터가 모두 출연해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어벤저스’의 경우 중국에서만 2억4천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냈다.이 영화에서 아이언맨 역을 맡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헐리웃배우 흥행수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