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사업비 1조 원 규모의 서울 수서역 복합개발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등과 손을 잡고 수주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향후 대형 복합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한화그룹 외부 기업들과도 적극적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을 사실상 수주했다는 시선이 많다.
한화건설, 신세계백화점, KT에스테이트 등으로 구성된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21일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에 단독입찰했다.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은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더라도 단독입찰자가 평가에서 70% 이상의 점수를 얻으면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다.
대기업으로 구성된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이 기준을 무난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최 사장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세계백화점과 협력을 선택한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애초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은 한화건설, 신세계백화점,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유력한 수주후보로 꼽히며 이들 사이의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한화건설이 신세계백화점과 손을 잡음으로써 다른 경쟁 컨소시엄이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부동산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건설과 신세계백화점에 대항하려면 대형건설사가 롯데백화점과 손을 잡아야 했을 것이다”며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잠실점과 상권충돌을 고려하면 수서역 출점이 어렵다는 점에서 한화건설 컨소시엄의 단독입찰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최 사장은 그동안 굵직한 복합개발사업을 여럿 수주했는데 한화그룹 외부 기업에게 유통사업을 맡기는 형태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북부역세권, 대전역, 수원마이스(MICE) 복합개발사업 등 최 사장이 임기 동안 수주한 복합개발사업에서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나 한화역사 등이 유통사업을 맡기로 했다.
최 사장은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에서 수주 경쟁력 뿐만 아니라 준공 이후 운영에서도 신세계백화점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은 사업자가 자금을 조달해 시공하고 시설을 30년 동안 운영하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이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 주관사인 한화건설은 파급력 있는 유통사를 끌어들여 수서역 일대를 상업 중심지로 만들어내야만 향후 주택, 상가 임대 등에서 사업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은 수서역과 수서역 주차장 등을 포함한 대지규모가 11만5927㎡로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11만7990㎡)와 대지면적이 비슷하다.
최 사장으로서는 롯데백화점(잠실점), 현대백화점(천호점) 등 경쟁사와 달리 서울 동남권 매장이 없는 신세계백화점이 수서역에 공을 들여 ‘랜드마크’ 매장을 입점시키길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수서역 복합개발사업 수주를 확정하면 한화건설을 대형 역세권 개발사업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이 최근 약 3년 동안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등이 공모한 사업비 조 단위의 역세권 개발사업인 서울 북부역세권, 대전역,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을 모두 수주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한화그룹 계열사가 아닌 기업들과 협력범위를 시공, 자금조달에서 유통사업까지 넓히며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형 역세권 개발사업에서 한화건설의 수주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대형 복합개발사업에서 사업 주관사가 갖춰야 할 핵심적 능력은 사업수행에 장점이 있는 여러 회사를 연결해내는 네트워크 능력에 있다고 부동산개발업계는 보고 있기도 하다.
한화건설은 수서역 복합개발사업과 관련해 큰 기대감을 보였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역세권 개발 강자인 한화건설과 유통 강자인 신세계백화점이 손을 잡아 수서역 복합개발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며 “향후 역세권 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