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정부 주도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이 꾸려지고 있다.
컨소시엄이 꾸려진 뒤 사실상 한미사이언스가 컨소시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적지 않다.
한미사이언스는 사업 지주회사로 자회사와 중장기적 사업방향과 목표를 공유하며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데 각 자회사가 보유한 역량을 바탕으로 mRNA 백신 개발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로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한미정밀화학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공장에 유전자 백신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신약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유전자 백신의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한미정밀화학은 mRNA 백신의 원료가 되는 리피드 등 다양한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점도 정부 주도의 mRNA 백신 개발 참여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는 그룹 지주회사로서 여러 회사, 정부와 힘을 모으고 있다”며 “백신 기술의 축적, 식물 단백질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사업화 등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혁신적 결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도 올해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DNA 및 mRNA(전령 RNA) 백신을 생산하고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제를 개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종식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 사장은 이때 “한미약품은 DNA 및 mRNA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이 가능한 시설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 여러 회사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제약바이오기업을 모으는 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시장과 제약바이오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우선 한미사이언스로서는 백신주권 확보에 기여했다는 명예를 얻을 수 있다.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등 자회사들이 백신 개발로 얻을 수혜도 작지 않아 보인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고 한미정밀화학은 원료의약품 생산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오히려 한미사이언스가 떠안는 성공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시선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면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자회사의 인력과 기술력, 생산능력 등을 모두 끌어다 쓸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의 대규모 자금지원 없이는 아무래도 mRNA 백신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제약사 모더나에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4조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정부가 주축이 되어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원금 규모와 관련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념연설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백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