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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유일호 경제팀이 출범 21일 만에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는 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1분기 재정과 정책금융 조기집행 규모를 21조 5천억원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연말 실시했던 승용차 개별 소비세 인하 조치도 올해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 승용차 개소세 6월까지 인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재정 부문에서 중앙재정(94조→96조원), 지방재정(40조→42조원), 지방교육재정(4조→6조원)의 집행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조원씩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재정의 조기집행을 위해 1분기 중 국가계약 공사대금을 한시적으로 조기 지급(19일내→10일내)하고 국가계약 선급금 지급 한도도 단축(14일→5일)한다.
1분기 정책금융 집행은 100조 4천억원에서 115조 9천억원으로 15조 5천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수출지원을 위해 무역금융을 10조 6천억원 늘리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8천억원, 무역보험공사는 9조8천억원씩 1분기 무역금융 집행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실시했던 개별소비세 인하를 승용차에 한해 올해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구입한 승용차에 대해서는 개소세가 5%에서 3.5%로 인하된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경우 41만~58만원의 세금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주거 관련 부채 부담 완화를 위해 준비한 내집연금 3종세트는 출시시기를 올해 2분기에서 3월로 앞당긴다.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한우와 수산물, 채소류 등은 ‘농수산물 그랜드세일’을 실시하고 공급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 전문가들, 한국은행 금리 내려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추세적인 경기하강 국면을 막기엔 다소 역부족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 등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병행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가라앉는 국면에서 정부가 1분기 재정 조기 집행과 승용차 개소세 인하 등 단기 부양책을 들고 나온 것은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와 같은 미시적 대책만으로는 최근 경기하강 압력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등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며 “기존처럼 0.25%포인트씩 낮출 게 아니라 한번에 과감하게 0.5%포인트를 내려 시장에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1월 소비자물가는 0.8%로 한은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못 미칠 뿐 아니라 일본의 엔화와 중국의 위안화 가치도 경쟁적으로 절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은이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상황에서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지속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환율 정책 등을 써서 수출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