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던 대규모 해외투자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대규모 해외투자 기회를 놓고 공동투자에 나서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이사 수석부회장. |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단기금융업인가를 받아 발행어음사업에 뛰어들게 되면 미래에셋그룹의 대규모 해외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르면 1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4일 미래에셋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안건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통과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해 투자금 등을 조달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본규모는 2020년 말 기준 9조3462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을 통해 18조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는데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대규모 공동투자에 나설 때 든든한 자금력이 확보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해외대체투자를 활발하게 추진하는 곳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노하우와 미래에셋증권의 자본력이 더해져 강력한 계열사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미래에셋맵스글로벌2호(미래에셋맵스글로벌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2호)’를 설정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천억 원가량의 해외 물류센터를 펀드 운용자산으로 편입하는 계약까지 모두 마쳤으며 9천억 원에서 1조 원 규모의 펀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에 펀드에 편입된 물류시설은 아마존, 페덱스 등 우량 임차인이 10~20년 이상 장기 임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이후 존자상거래산업의 성장세 등에 힘입어 물류보관 수요가 급증하면서 알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10년 이상 장기계약이 많은 만큼 오피스빌딩 등과 비교해 공실 위험이 적다는 것도 물류센터 투자가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당한 투자처가 나타나면 추가 출자를 통해 미래에셋맵스글로벌2호의 규모는 2조~3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미래에셋그룹 계열사가 펀드에 투자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열회사들과 함께 투자할 만한 투자처를 발굴하면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들이 뜻을 모아 공동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불발에 그쳤지만 미래에셋그룹은 2019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공동으로 7조 원 규모의 미국 호텔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인수자금 7조 원 가운데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가 직접 투입하는 자금은 2조4천억 원가량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약 1조8천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1900억 원, 미래에셋생명은 약 4900억 원, 미래에셋캐피탈은 약 1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7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해외부동산 투자를 계열회사들이 힘을 모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었다.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면 대규모 투자금을 마련하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