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국내 가구시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을까?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국내 가구시장 파이가 커졌다. 하지만 커진 파이의 몫은 대부분 이케아와 한샘, 현대리바트 등 대형 브랜드업체들이 차지했다.
국내 중소형 가구업체들은 경쟁력 강화에 실패하면서 이전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
|
|
▲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 |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매판매액은 5조33억 원으로 2014년보다 7.0% 늘었다. 이는 2006년 1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이케아가 문을 열면 국내 가구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국내 가구산업의 매출을 늘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2014년 지난해 12월18일 경기 광명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매장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게 되는 것처럼 국내 가구업체들도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판매를 늘렸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한국진출 첫해인 2014년 12월18일부터 2015년 12월15일까지 매출 3080억 원을 올렸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이다.국내 브랜드 가구업체의 매출도 함께 늘어났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 1조7122억 원, 영업이익 1465억 원을 올려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2014년보다 매출은 29.2%, 영업이익은 32.7% 늘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3분기에 매출 1737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30.9% 늘어났다.
하지만 모든 국내 가구업체들이 생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이케아라는 메기가 투입되면서 성장을 한 것은 대형 브랜드 가구업체들로 한정된다.
브랜드가 없는 중소업체들은 오히려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중저가의 비브랜드 제품을 구매했던 고객들이 이케아나 국내 브랜드 가구업체들이 출시하고 있는 중저가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브랜드 없는 중소업체들의 설자리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현동 가구거리, 사당동 사무용 가구거리 등에 위치한 입점상인들은 이케아와 대형 브랜드 업체들의 공세에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이케아가 영업을 시작하고 나서 수도권 중소 가구업체 가운데 60%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수도권 중소 가구업체들의 평균 매출 감소율은 13.5%로 추정된다.
앞으로 국내 가구시장의 경쟁양상은 대형업체들 위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케아는 2017년 하반기에 경기 고양시에 2호점을 내고 2020년까지 서울 강동점을 비롯해 수도권에 매장 2곳, 대전 충청권에 1곳, 부산 경남권에 1곳을 열기로 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몬스 등도 앞으로 전국으로 대형매장을 확대하고 생활용품 등으로 상품군을 늘려가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