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한국에서 성공한 스마트스토어 사업모델을 들고 일본을 거쳐 동남아까지 진출할 수 있을까?
한 대표는 해외매출 비중을 3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스마트스토어 사업모델의 해외진출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30일 네이버에 따르면 한 대표는 Z홀딩스와 협업해 6월 일본 커머스시장에 스마트스토어 모델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중소상공인 입점사업자 중심의 오픈마켓 플랫폼 사업모델이다.
국내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수는 42만 곳 이상이고 연간 거래액도 17조 원을 넘어섰다.
Z홀딩스가 이 스마트스토어 사업모델을 유통 플랫폼에 도입하면 네이버가 기술적 부분을 뒷받침하면서 한국 상공인의 일본 스마트스토어 진출도 지원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Z홀딩스는 네이버 계열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계열사 Z홀딩스의 경영통합을 통해 탄생한 회사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협력을 통해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게 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의 기업대개인(B2C)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19조3609억 엔(204조8905원)으로 2018년보다 6.76% 커졌다.
한 대표는 일본 소매유통시장이 한국보다 3배 이상 크지만 전자상거래 비중은 한국의 3분의1 정도에 머무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4월 주주서한에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모델을 라인의 선물하기와 공동구매 등 소셜커머스 플랫폼에 연동하겠다”며 “야후 검색 등과 연결해 한국에서 검증된 검색-쇼핑-결제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Z홀딩스의 다양한 사업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Z홀딩스가 야후쇼핑을 통해 거래액 32조 원 규모를 이미 확보한 점까지 고려하면 스마트스토어가 일본에서 성공할 확률은 비교적 높게 평가된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일본에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도입하면 2025년 연평균 침투율을 44%까지 가정할 수 있다”며 “일본 현지환경에 맞는 데이터 관리 등을 통해 상인들 대상의 신뢰성을 지속해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일본에서 스마트스토어 모델이 성공하면 동남아시아까지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중소상공인 창업을 도왔던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국내 기업이 일본과 동남아시아로 나갈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네이버 플랫폼이 모든 글로벌 지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스마트스토어의 해외진출에 힘을 싣는 데에는 해외매출 비중을 향후 3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와 깊이 연관돼 있다.
네이버는 라인을 포함해야만 해외매출 비중이 전체의 30~35%에 이른다. 그러나 라인은 일본 Z홀딩스와 경영통합을 하면서 네이버 실적에 더 이상 반영되지 않는다.
네이버는 전체 매출에서 라인을 뺀 해외비중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IT업계에서는 10%를 밑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해외매출 비중을 다시 35%선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한 대표는 기존에 주력하던 콘텐츠 외에도 커머스 등으로 해외사업을 다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시작으로서 라인이 먼저 뿌리를 내린 일본을 기반 삼아 시작해 동남아시아 커머스시장까지 차근하게 공략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2021년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몇 년 안에 라인을 제외하고도 해외매출 비중이 35%선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커머스 등에서 해외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