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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법정관리인 정용원, 기업회생 두번 이끄는 얄궂은 운명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4-28 16: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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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원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인이 조직개편으로 기업회생절차 기간에 경영 효율화작업의 시동을 걸었다.

정 법정관리인은 10년 전 쌍용차 법정관리 때도 경영 효율화작업을 이끌었는데 다시 한 번 기업회생을 이끌어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놓였다.
 
쌍용차 법정관리인 정용원, 기업회생 두번 이끄는 얄궂은 운명
▲ 정용원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인.

28일 쌍용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쌍용차가 임원 감축과 임원 임금삭감을 동반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한 만큼 직원들에게도 추가 고통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일자리를 중시하는 정부 기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만큼 무리한 인력 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지만 순환 휴직, 추가 임금삭감 등을 통해 인건비를 줄일 공산은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정 법정관리인이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수 40%를 줄이는 강수를 꺼낸 것도 향후 직원들에게 추가 고통분담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있다.

정 법정관리인은 27일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개편 소식을 알리며 “임원진의 솔선수범은 쌍용차의 모든 직원들에게 경영정상화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 법정관리인은 쌍용차 살림을 10년 넘게 챙기고 있어 누구보다 쌍용차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965년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쌍용차 경영지원실장, 경영관리담당, 기획실장, 기획관리본부장 등 지내다 4월 법정관리인에 선임됐다.

정 법정관리인은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 때도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기업회생 작업을 이끈 경험이 있다.

쌍용차는 당시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 2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는데 정 법정관리인은 경영 효율화작업의 공을 인정받아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인수 이후 진행된 첫 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하기도 했다.

서울회생법원과 채권단이 법정관리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고 정 법정관리인을 단독 선임한 것도 이런 배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법정관리인이 쌍용차를 살리는 일은 개인적으로 마음의 빚을 덜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정 법정관리인은 지난 10년 동안 쌍용차 살림살이를 맡은 만큼 현재 기업회생절차에 놓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쌍용차가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인수 이후 지속해서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상무, 전무로 계속 승진했다.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 초반 무리한 인력 감축에 따른 노사갈등으로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치르기도 했다.
 
쌍용차 법정관리인 정용원, 기업회생 두번 이끄는 얄궂은 운명
▲ 2009년 9월 정용원 당시 쌍용차 경영지원실장(왼쪽)이 최상진 쌍용차 기획재무본부장과 함께 채무변제 및 감자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법정관리인은 경영 효율화작업을 통해 쌍용차를 매력적 매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제1과제로 평택 공장의 지속적 가동이 꼽힌다.

평택 공장은 협력업체의 부품 납품중단으로 19일부터 23일까지 가동을 멈췄다가 26일 다시 가동을 시작했으나 언제 다시 공장 가동을 멈춰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비용 감축 등 경영 효율화작업도 결국 생산과 판매를 지속해야 의미를 지닐 수 있는 만큼 공장이 돌아야 새로운 투자자도 유치할 수 있다.

쌍용차는 4월 출시한 신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와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만 놓고 봐도 지난주 기준 3천 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 있을 정도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지역사회와 시민사회가 평택 공장의 지속 가동을 통한 쌍용차 조기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는 점은 정 관리인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노조 역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납품을 거부하는 협력업체 설득에 적극 나설 계획을 세웠다.

쌍용차 관계자는 “평택 공장은 협력업체의 부품 납품이 이뤄지면서 26일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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