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의 토목담당 사업부에서는 ‘GTX-C노선 건설사업’의 사업성 검토를 통해 신한은행, 포스코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내부 투자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기존 인프라부문의 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서울 서부선 도시철도 건설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가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다.
반면 환경처리업체 EMC홀딩스를 인수하고 이를 통해 폐기물처리사업에 진출하는 등 친환경사업 비중은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3월26일에는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정관 개정을 하며 목적 사업으로 폐기물 관련 사업, 수처리사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SK건설은 라오스 댐 붕괴사고를 겪고나서 내부적으로 토목사업을 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말도 나온다.
SK건설은 라오스 메콩강 유역에 총사업비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규모의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했지만 2018년 7월 보조댐이 무너지면서 지역 마을 여러 곳이 수몰됐다. 보조댐 붕괴사고에 따른 보상·복구비로 1094억 원을 지출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2020년 3월에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시공현장에서 지반 침하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해외사업의 원가율이 올라간 영향과 부전-마산 복선전철 지반 침하사고 등으로 2020년 공사손실충당부채는 2019년과 비교해 1천억 원 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며 친환경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완전 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SK건설이 회사이름 변경을 추진하는 배경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의 핵심부문은 폐기물처리와 수처리등 친환경 사업부문과 연료전지, 태양광·풍력발전 등 친환경에너지사업부문으로 구축하고 있다.
본격적 움직임은 안 사장이 지난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직접 부문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올해는 그린리노베이션 사업그룹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폐기물처리와 수처리사업을 본격화 했다. EMC홀딩스는 2천여 개의 하수·폐수처리시설을 비롯해 인천 등 4곳에 소각장을 보유하고 있다.
폐기물처리와 수처리사업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분야다. 초기에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지만 일단 수익이 나면 최소 10년에서 최대 20년 동안 안정적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EMC홀딩스 인수를 통해 SK그룹 산업단지에 소각장과 매립장을 확보할 수 있고 외부의 소각장 인수를 병행해 외형성장도 꾀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초순수(전기전도도, 고형 미립자수, 생균수, 유기물 등을 극히 낮은 값으로 억제한 순수한 물)가 필요한데 추가적 기술보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료전지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친환경연료전지를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블룸SK퓨얼셀은 SK건설과 글로벌 연료전지 1위 기업인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산화를 위해 1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다.
지난해 SK건설 연료전지사업부는 매출액 6천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냈고 연료전지 EPC(설계·조달·시공) 시공도 따내며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SK건설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인 에퀴닉스(Equinix)가 발주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EPC공사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에 있는 에퀴닉스 소유 데이터센터에 6.4MW 규모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연료전지시장의 전망도 밝다. 국내 전력거래시장에서 전력거래량 기준으로 태양광발전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력거래소·한국전력공사·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하는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1월 기준으로 연료전지 전력거래량은 360억 원으로 집계돼 태양광 전력거래량(340억 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