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그룹 통합간편결제서비스 ‘신한페이’를 브랜드화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IT기업 및 핀테크기업의 플랫폼 기반 간편결제서비스에 맞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신한카드가 금융회사로서 갖추고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간편결제시장 경쟁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20일 그룹 통합간편결제서비스 ‘신한페이’를 선보였다.
신한페이는 기존에 신한카드 모바일앱에 탑재되어 있던 간편결제 ‘판페이’ 이름을 바꾸고 여러 계열사와 연계된 기능을 추가해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서비스로 개편해 내놓은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페이는 계열사 통합서비스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처럼 신한금융 통합간편결제서비스를 신한페이로 브랜드화해 키워내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임영진 사장은 그동안 온라인 및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신한카드 모바일앱을 통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판페이 간편결제서비스를 키우는 데 집중해 왔다.
올해는 신한카드가 간편결제 등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에서 올리는 취급액을 지난해보다 약 10조 원 증가한 40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통합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신한카드 간편결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임 사장의 이런 목표 달성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 간편결제서비스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와 달리 모든 온라인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카드를 발급한 뒤 별도로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를 발급한 고객만 쓸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반면 신한페이로 서비스가 개편된 뒤에는 신용카드를 발급하지 않아도 신한은행 계좌를 연계하면 이용자가 모든 가맹점에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한금융은 앞으로 신한금융투자, 신한저축은행, 제주은행 등 다른 계열사 계좌도 신한페이와 연계하도록 해 통장잔액만 있으면 결제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카드 간편결제서비스에 이용자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에 신한금융 계열사 상품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다른 간편결제서비스로 이동할 이유를 줄이는 것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IT기업과 핀테크기업의 간편결제서비스는 최근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하며 지급결제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임 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응해 신한카드가 금융회사로서 활용할 수 있는 다른 금융계열사 연계서비스와 신한금융의 브랜드 등 장점을 앞세워 차별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신한페이가 신한금융 통합 멤버십서비스인 신한플러스에 연동된다는 것도 이런 장점 가운데 하나다.
신한페이 이용자는 결제금액 일부를 신한플러스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해 다른 금융상품 가입, 세금 납부, 쇼핑 등에 활용하거나 현금으로 돌려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쓸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페이 이용고객에게 송금과 환전 할인,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른 금융계열사 앱과 연결성도 강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플랫폼 통합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금융상품 판매채널과 결제, 멤버십 등 모든 플랫폼이 하나로 합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통합플랫폼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결국 금융서비스 이용자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간편결제서비스에서 경쟁사와 맞서 주도권을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다.
신한카드는 현재 1300만 명 안팎의 모바일앱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신한페이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잠재고객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 금융상품 가입자까지 신한페이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간편결제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사장은 얼굴인식 기반 결제, 스마트폰 음성인식 결제 등 소비자가 신한페이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 연구개발과 상용화에도 힘쓰고 있다.
앞으로 신한은행 등 계열사가 준비하고 있는 음식배달 등 생활서비스도 신한페이와 연계된다면 가입자를 늘리고 간편결제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연간 순이익의 절반을 간편결제 등 디지털채널에서 올리고 지불결제 등 소비자금융시장에서 확실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