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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특대어’급으로 불리는 호텔롯데 상장이 차질없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안에 호텔롯데를 상장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는데 곳곳에서 암초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26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KDB대우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3곳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절차를 밟고 있으나 최근 롯데그룹과 주관사단은 호텔롯데 상장가치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가치를 20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으나 주관사단은 15조 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예비심사 일정도 애초 3월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한두 달 가량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호텔롯데는 상장할 경우 전체 주식의 35%를 공모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기업가치를 20조 원 이상으로 볼 경우 6조~7조 원의 공모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호텔롯데는 전체 사업비중이 높은 면세점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가치도 이전만 못한 상태가 됐다.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잠실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는 실패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시장의 80% 가량을 독차지해 왔으나 이를 유지하기 쉽지 않게 된 것이다.
면세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기업들이 너나없이 뛰어들면서 경쟁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존 면세점을 운영하는 회사 가운데 현재 유일한 상장사인 호텔신라의 경우 지난해 7월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태다.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들도 호텔신라를 기준으로 호텔롯데 기업가치를 산정하려 하고 있다. 면세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상 시가총액을 5조 원 가량 낮은 수준으로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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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또다른 걸림돌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회의적 시선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로부터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배구조를 면밀히 살필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회사인데 롯데쇼핑 지분 8.83%, 롯데알미늄 12.99%, 롯데리아 18.77%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호텔롯데 지분 99.4%를 일본 기업인 L투자회사(72.65%)와 일본롯데홀딩스(19.07%)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L투자회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분구조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호텔롯데를 상장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광윤사가 호텔롯데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보호예수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5일 서울중앙지법에 호텔롯데 회계장부 열람과 등사를 할 수 있도록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의 해외사업이나 경영부실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동빈 회장 주도의 상장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