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화학사업 매각 이후 올해 계속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I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6일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 낸 대규모 영업적자는 예상치 못한 수준"이라며 "올해도 큰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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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808억 원을 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 가운데 가장 적은 영업손실 규모가 103억 원 수준이었는데 이를 크게 뛰어넘었다.
삼성SDI는 적자폭이 늘어난 데 대해 소형전지의 재고 폐기와 중대형전지 품질 관리 비용으로 600억 원 정도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라고 하기에 규모가 너무 커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올해도 지속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일회성이라고는 하지만 삼성SDI는 매년 연말 대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일회성이 만성화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겠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단기적 실적부진이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케미칼사업 매각과 중대형전지 적자, 소형전지 경쟁 심화의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할 우려도 나오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시장마저도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가 케미칼사업부문의 타격을 만회하고 기업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소형전지와 중대형전지 사업에서 적자폭을 최대한 빨리 줄여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현재 사업구조에서는 현금창출 역할을 할 사업부문이 없다"며 "중국공장 가동을 앞당기고 중국과 유럽에서 수주를 늘려 적자규모를 빠르게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삼성SDI의 핵심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와 실적개선에 달렸다"며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영업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키움증권 등 4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SDI는 1분기에 영업손실 44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적자폭이 더 확대되는 셈이다.
삼성SDI 주가는 전일보다 14.63% 하락한 8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