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지정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며 광주방송(KBC)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계열사 분리를 통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대상이 되지 않을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호반건설, SM그룹 등 자산총계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의 지분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1일 자산규모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으로 호반건설과 SM그룹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광주방송(KBC) 지분 39.59%를 들고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대기업은 지상파방송사 지분의 1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자산규모 10조 원 초과의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규정 위반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6개월 내 방송법 위반을 바로잡도록 시정명령을 통보하게 된다.
이처럼 상호출자제한 대상을 고민하게 된 것은 최근 인수한 대한전선 때문이다.
최근 호반그룹은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대한전선 보유지분 전체를 인수하기로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반그룹의 2020년 자산총계는 9조1460억 원으로 대한전선 자산 1조1994억 원을 단순합산하면 자산규모는 약 10조3454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김 회장은 호반그룹의 계열사 분리를 통해 호반그룹의 전체 자산규모가 10조 원이 넘는 것을 회피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호반건설이나 호반프라퍼티와 달리 호반산업은 대부분 100% 자회사로만 계열사를 구성해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작업을 마친 상태로 보고 있다.
호반산업은 화랑관사비티엘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자회사의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회사 호반티비엠의 99.9% 지분도 들고 있다.
호반산업이 5월 말 대한전선을 인수하면 대한전선의 40% 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는데 대한전선의 자산규모는 나머지 계열사 자산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
대한전선 인수로 호반산업 계열의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2019년말 2조6084억 원에서 3조8078억 원으로 증가한다. 호반그룹 전체 자산의 31%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분권도 얽혀있지 않아 빠르게 계열분리를 진행할 수 있다.
호반그룹이 언론사를 대상으로 지분 확보에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어 광주방송의 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2019년 포스코의 서울신문 지분 19.4%를 모두 사들여 서울신문의 3대주주로 올라섰다. 호반건설은 단순 지분투자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서울신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고 있다.
호반그룹이 서울신문의 사주가 된다면 다른 한 축으로 방송사와 신문사를 모두 보유한 종합미디어그룹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호반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일이 많았다.
호반건설은 자회사 수십 개를 설립해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신도시 등에서 공공택지를 무더기로 낙찰받은 이른바 '벌떼입찰'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월4일
김상열 회장의 사위 등이 보유한 계열사 자료를 누락하는 등 ‘위장계열사’를 운영한 혐의로 호반건설 본사를 현장 조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