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는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개발해 적용했는데 이듬해 '초코파이', '포카칩' 등 12개 제품포장이 제과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녹색인증을 받기도 했다.
오리온은 2019년 약 120억 원을 투자해 플렉소 인쇄설비를 도입하고 2020년 3월부터는 친환경포장재 생산을 시작해 연간 잉크 사용량을 50%가량 절감했다. 올해도 플렉소 인쇄설비에 약 48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플렉소 인쇄는 기존 그라비어 인쇄와 달리 양각 인쇄방식을 통해 잉크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환경친화적 인쇄방식이다.
현재 '포카칩', '태양의맛 썬', '오!감자' 등 6개 제품의 포장재를 비롯해 '초코파이', '배배', '초코송이' 등 16개 제품의 낱개 포장재를 플렉소 인쇄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오리온이 환경측면에서 다각도로 노력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ESG경영이 투자자들의 중요한 평가요소이기 때문이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ety)·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로 주요 투자지표로 급부상했다.
한국거래소도 3월31일 ESG를 활용한 투자지표 개발에 착수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월31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과 유사한 '프라이스 투 ESG(Price to ESG)'를 만들기 위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국내 900여 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매년 10월 ESG경영 등급을 발표하는데 오리온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종합등급 B+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사회부문과 지배구조부문이 각각 1계단씩 올라 B+, A를 받은 것과 비교해 환경부문은 B등급에 머물렀다.
오리온의 경쟁사인 롯데제과는 2016년부터 '카스타드' 제품의 플라스틱 포장재 두께를 얇게 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54톤을 줄이고 2017년부터 사업보고서에 '환경관련 규제 사항'을 기재했다.
롯데제과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ESG경영의 환경부문 평가에서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또 오리온은 주식의 외국인 한도소진율이 평균적으로 42% 선으로 경쟁기업인 롯데제과(17.12%), 해태제과(0.7%)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외국인 한도소진율은 외국인이 보유가능한 최대 주식 대비 현재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비율을 말한다.
외국인투자자들이 ESG경영지표를 고려해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오리온은 ESG경영등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올해부터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약과 함께 3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작된 점도 제과업계를 비롯해 산업 전반에서 친환경이 화두가 되는 배경이 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는 3기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적용 대상기업은 기존 62개 업종 589개 업체에서 69개 업종 685개 업체로 확대됐다.
지구온난화 이슈와 코로나19 확산으로 포장재와 일회용기 등 쓰레기문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소비활동을 하며 자연친화와 윤리경영 등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그린슈머'가 늘어난 점도 한 몫 했다.
제과업계는 과대포장을 개선하고 제품 출시부터 라벨과 포장지를 친환경 접착제와 투명 페트병 등을 사용하고 라벨에 2열 절취선을 도입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오리온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298억 원, 영업이익 3761억 원, 순이익 2746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14.8%, 순이익은 24.5% 각각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