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하나은행장을 2년 만에 지성규 부회장에서 박성호 은행장으로 교체하는 등 김정태 회장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세대교체 기조가 비교적 뚜렷하다.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글로벌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사장,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사장, 남상우 하나금융파트너 대표이사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에도 1970년대 출생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퇴임한 권 사장을 하나카드 대표이사로 복귀시키기로 한 것은 갑작스런 대표 공백을 추스르기 위한 김정태 회장의 고민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된다.
장경훈 전 사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사권자인 김정태 회장까지 비판의 대상에 올랐던 만큼 조직문화 개선과 조직 안정화를 빠르게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고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하나은행 감찰실장, 하나금융지주 그룹윤리경영담당, 외환은행 준법감시본부장·준법감시인 등 윤리·준법경영 분야에서 두터운 경력을 쌓았다.
권 사장은 오랜 기간 그룹에서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담당해 하나카드의 금간 신뢰를 재건하고 준법경영 기조를 다지기에 적합한 인물로 여겨진다.
하나금융그룹 임원추천위원회도 권 사장을 하나카드 신임 사장후보로 추천하면서 윤리경영에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추천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권 사장이 하나SK카드 경영지원실장(CFO)을 역임한 것도 장점이다. 최고경영자로서 긴급투입되는데 빠르게 업무를 파악하고 적응할 수 있어 대표 공백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권 사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외환카드를 통합해 출범한 현 하나카드 조직을 이끌기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카드의 최우선 과제가 조직 안정화이기는 하지만 권 사장의 역할이 여기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 임원추천위원회가 권 사장을 후보로 추천하면서 디지털경영을 향한 기대도 내비쳤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김정태 회장이 2018년 디지털 전환을 선포하며 조직개편을 단행했을 때 업무프로세스혁신본부장 겸 ICT그룹장을 맡았다. 지주와 은행의 디지털전략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디지털경영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경훈 전 사장은 올해 종합 디지털페이먼트(결제) 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추진해 왔다. 디지털분야 이해도가 높은 권 사장이 후임으로 취임하면서 마이데이터 등 핵심 사업전략이 중단없이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