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지주사 출신의 인수합병 전문가 박경일 사업운영총괄을 사내이사로 임명하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지주사 SK를 포함한 계열사 출신 임원 여러 명을 수혈받았는데 친환경신사업 확대와 관련된 인수합병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SK건설 안팎에 따르면 박경일 사업운영총괄이 SK건설의 에코비즈니스부문 수장인 점 고려하면 친환경 중심으로 인수합병 나설 것이라는 시선에 힘이 더해진다.
사내이사를 넘어 각자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SK건설의 사내이사는 2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말 임영문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며
안재현 대표이사 사장만 유일한 사내이사로 있었는데 이번에 박 총괄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다시 2인 사내이사체제가 됐다.
SK건설은 그동안 사내이사 2명이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안재현 사장도 2017년 사내이사 선임된 뒤 2년 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박 총괄도 사내이사로 일정기간 일한 뒤 대표이사로 선임돼 2명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다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박 총괄은 친환경사업 전담 대표이사로서 관련 사업에 더 힘을 싣게 된다.
SK건설 관계자는 "박경일 이사는 사업운영총괄과 에코비즈니스부문장을 겸하고 있다"며 "임영문 대표이사 사장이 맡던 사업운영총괄을 이어받기는 하지만 아직 내부에서 박 이사의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SK건설은 최근 행보를 고려해 볼 때 올해 태양광발전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건설은 1일 에너지 IT플랫폼 기업인 솔라커넥트와 RE100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은 솔라커넥트의 태양광분야 전문성 및 IT기술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태양광발전 개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솔라커넥트는 세계적 환경정보평가기관인 CDP로부터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 프로바이더’ 자격을 인증받았다. 신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한다는 'RE100'의 이행전략 수립 및 조달 솔루션을 제공하며 가상발전소(VPP)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된다.
SK건설 관계자는 “솔라커넥트와 협약을 계기로 태양광발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는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과 관련된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7일 포스코와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고유부유체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부유체모델 개발을 위한 기본설계, 수조테스트, 실시설계, 시제품 제작 및 실증 등 모든 과정을 공동수행한다.
SK건설은 지난해 11월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사업 추진을 위해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토탈(Total)' 등 글로벌 디벨로퍼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국내외 15개 해상 풍력발전 설계∙제작∙시공사들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12일부터 19일까지는 친환경에너지를 비롯해 스마트건설, 공법과 자재 등을 주제로 스타트업 대상 기술공모전 테크오픈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SK건설은 3월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하수처리시설 설계·시공업, 폐기물 수거·분류·소각 및 매립사업, 탄소의 포집·저장 및 이용사업, 자원의 재활용 및 회수된 자원의 매매업 등 17가지 환경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사회 아래 ESG위원회를 만드는 등 친환경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기도 하다.
SK건설이 지난해 폐기물처리사업과 수처리사업의 진출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했던 점도 앞으로 신사업에서 추가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키운다.
SK건설은 2020년 9월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며 환경 폐기물처리기업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이후
안재현 사장은 신년사에서 EMC홀딩스를 중심으로 환경사업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박 총괄은 지주사 소속으로 SK건설의 EMC홀딩스 인수 과정을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