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민 기자 hamkim@businesspost.co.kr2021-04-08 15: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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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hy(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사장이 유통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여러 쇄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y는 발효음료기업의 오래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통전문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자체 온라인몰인 '프레딧'을 키우고 있다.
▲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사장.
8일 hy에 따르면 식음료기업에 치우쳤던 기존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해 향후 100년을 대비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hy는 기존의 회사 이름인 '한국야쿠르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식음료기업으로 한정되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3월29일 회사이름을 hy로 바꾸고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공개했다.
새 기업이미지는 4가지 색으로 표현됐는데 각각 라이프, 헬스, 푸드, 프로바이오틱스를 의미해 hy의 사업군 확대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hy 관계자는 "회사이름 변경과 그에 따른 기업이미지 교체는 한국야쿠르트라는 이름에 갇히지 않고 새롭게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임직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고 말했다.
50년 넘게 이어온 회사이름을 바꾼 데는 김 사장의 쇄신을 향한 의지도 강하게 반영됐다.
김 사장은 올해 1월 "식품업은 전자상거래(e커머스), 정보기술(IT) 등 다른 산업군에 비해 성장폭이 크지 않다”며 “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18년부터 hy를 이끌고 있는데 회계, 영업, 마케팅, 기획 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쳐 실무 경험이 풍부한 관리형 최고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2019년 3월 한국야쿠르트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를 '프레시매니저'로 이름을 바꿔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hy는 지난해 12월 기존에 운영하던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하이프레시'를 개편해 종합유통 온라인몰 '프레딧'을 선보였다.
프레딧은 유제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hy의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화장품, 여성 및 유아용품, 생활용품까지 한 데 모아 판매하는 종합유통 온라인몰이다.
hy 관계자는 "식품부문(프레딧푸드)에서 아직까지는 hy 제품의 판매비중이 높긴하지만 CJ 비비고 등 다른 회사의 제품을 점차 늘려가고 있고 생활용품부문(프레딧라이프) 등에서는 다른 회사 제품의 판매비중이 이미 더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hy의 온라인몰 매출은 2017년 70억 원이었는데 2019년 280억 원으로 2년만에 4배가 뛰었다. 2020년에는 매출 520억 원을 냈다.
프레딧이 인기를 끈 것은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프레시매니저가 직배송해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된 시스템(O2O) 덕분이었다.
특히 냉장식품 가정간편식(HMR) 라인업 ‘잇츠온’이 프레시매니저의 저녁배송과 정기배송서비스를 통해 인기를 끌었다.
hy는 52년 전통의 발효음료기업이지만 그만큼 주요 소비층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MZ세대(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20대와 30대)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최초로 사이버 아이돌그룹 '하이-파이브(HY-FIVE)'를 결성해 데뷔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멤버이름을 hy의 대표제품에서 착안해 위르(윌), 뚜리(MPRO3), 쿠퍼(쿠퍼스), 야츄(하루야채), 쿠르(야쿠르트라이트)로 짓고 아이돌 준비과정을 담은 웹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hy가 대국민 온라인 오디션을 통해 하이-파이브 멤버들의 목소리를 공개모집한 결과 현재까지 300명이 넘는 인원이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hy는 8월 경에 하이-파이브의 음원을 발매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hy는 2020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1조632억 원, 영업이익 1020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6%, 3.6% 줄었다.
hy 관계자는 "신선·유기농 온라인몰 프레딧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O2O) 프레시매니저로 유통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며 "회사이름 변경을 계기로 물류·채널·플랫폼을 아우르는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