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이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맞춰 충북 음성에 대규모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부지를 매수하고 있다.
다만 주민들이 환경오염 피해를 우려하며 발전소 건설에 반발하고 있어 2022년으로 예정된 발전소 착공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7일 동서발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충북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 예정부지의 토지 협의보상 매매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최근 매매계약이 50%가량 진행됐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토지는 7월부터 법적 근거에 따라 수용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하지만 주민들로 구성된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매매계약이 임시로 맺는 가계약 행태로 진행됐고 토지를 소유한 외지인을 포함해도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건설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동서발전이 50% 이상 매매계약이 진행됐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대세가 결정 난 것처럼 사람들을 오인하게끔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천연액화가스발전소가 석탄화력발전소보다 오염물질이 상대적으로 덜 나오는 것은 맞지만 온실가스와 같은 오염물질이 나온다며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음성 시내에서 주 1회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발전소 허가 무효확인 행정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발전소를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내용을 담아 설계하고 최첨단 친환경기술을 발전소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알리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영찬 한국동서발전 음성그린에너지추진본부 본부장은 기고문을 통해 “최신의 환경적 설비를 설치해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환경이 어우러진 음성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서발전과 건설반대투쟁위원회가 대화를 지속하고 있는 점은 갈등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동서발전과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의 유해성을 검증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다만 검증방안을 놓고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건설이 예정된 발전소와 같은 규모의 다른 발전사 소유의 발전소에서 검증을 진행하자고 요구했지만 동서발전은 규모가 작은 동서발전 소유 발전소에서 검증을 진행하자고 대립하고 있다.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는 동서발전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을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 기준으로 동서발전의 연료별 설비용량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은 6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동서발전은 현재 운영하는 900MW급 일산 액화천연가스발전소와 2072MW급 울산 액화천연가스발전소에 이어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동서발전은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와 관련해 2022년 6월 공사를 시작하고 2024년 12월 1단계 준공, 2026년 12월 2단계 준공을 각각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 본부장은 “지역주민과의 융합 및 소통을 통해 음성군의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정착하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음성 천연가스발전소를 적기에 준공해 안정적 전력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